등교 중이던 중학생, 횡단보도서 쓰러진 노인 앞장서 도와 ‘훈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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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후 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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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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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 바쁜 등굣길에 사고 목격
‘어지럼증’ 70대 돌보고 물품 챙겨
주변 어른들도 119에 신고하고 부축
근처 상인 “이송까지 자리 지켜 기특”
횡단보도를 건너다 쓰러진 70대 어르신을 앞장서 도운 양재운군(제주중 2).


제주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다 쓰러진 70대 어르신을 등교 중인 중학생이 앞장서 도와 또다른 사고를 막았다.

양재운군(제주중 2)은 10일 오전 7시55분쯤 등교를 위해 길을 걷던 중 제주시 삼도1동 주민센터 인근 횡단보도에서 A씨가 갑자기 쓰러지는 것을 목격했다. A씨는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 쓰러져 의식은 있었으나 피를 흘리며 홀로 일어서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양군은 지체없이 달려가 횡단보도에 쓰러진 A씨를 돌보고, 주변에 떨어져 흩어진 A씨의 모자와 안경 등 물품을 챙겼다. 양군과 함께 주변을 지나던 어른 2명도 달려와 119에 신고하고 A씨를 부축해 안전한 곳으로 이동을 도왔다.

이들의 신고로 119 구급대가 도착했고,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소방당국은 “아침식사를 못 드신 탓에 갑자기 어지럼증이 와 쓰러졌다고 하셨다”면서 “치료를 받고 무사히 귀가하셨다”고 밝혔다.

양군의 선행은 주변에서 장사를 하던 박모씨가 학교에 칭찬을 남기면서 알려졌다. 가게에 있던 박씨는 누군가 쓰러졌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움을 주기 위해 달려 나갔다가 양군을 비롯한 행인 2명의 선행을 봤다.

박씨는 “비 날씨 때문에 아침인데도 어두웠던 데다 다니는 차량도 많아 주변에서 도움을 안줬다면 더 큰 사고가 날 수도 있었다”면서 “다른 어른들의 도움도 감사했지만 아직 어린데도 그들 옆에서 묵묵히 쓰러진 어르신을 챙기고 구급차로 이송될 때까지 지켜본 후 자리를 뜨는 학생이 너무 기특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이어 “시험기간이라 바쁜 등굣길인데도 수십여분 남아서 도움을 주는 학생이 너무 착하다는 생각에 학교에 연락해 꼭 표창이라도 주라고 전했다”고 말했다.

양군은 “차가 많이 다니는 출근 시간대에 횡단보도 중간에 할아버지가 쓰러져 계셔서 너무 위험해 보였다”면서 “함께 도운 또 다른 분들도 계셨고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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