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채상병 사망 원인’ 지목된 포11대대장 “경찰, 1년 동안 뭘 했나 싶다”

입력
수정2024.07.08. 오후 7:35
기사원문
정대연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기승전, 시작과 끝은 ‘그 분’이셨다”
김형률 경북경찰청 수사부장이 8일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북경찰청이 8일 발표한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 결과에서 채 상병의 죽음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것으로 지목된 전 해병대 포11대대장 A중령이 “(이 사건은) 기승전(결), 시작과 끝이 다 그 분(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라며 “(경찰이) 도대체 1년 동안 뭘 했는가 싶다”고 반발했다.

A중령은 이날 경향신문과 통화하면서 “제가 (임 전 사단장 지시를) 오해한 것도 없고, 과거 경찰 조사를 받을 때 다 소명을 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경찰은 이날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A중령에 대해 “포병여단장의 부재로 인해 포병여단 선임대대장으로서, 7여단장과 직접 소통하고 수색지침을 하달받아 전파하는 등 포병부대 작전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왔다”며 “(A중령이) 사실상 수중수색으로 오인케 하는 지시를 ‘임의로’ 함으로써 포병여단 수색작전에 혼선을 주는 등 위험을 창출했고 그에 따른 위험성평가 및 안전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임 전 사단장의 지시를 A중령이 “오해해서 임의적으로 수색지침을 변경·지시”하면서 채 상병 사망사고의 원인이 됐다는 것이다. 경찰은 A중령을 포함한 6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A중령은 7여단장을 통해 임 전 사단장의 지시를 전달받아 다른 대대장들에게 “가감없이 전달한 것뿐”이라며 자신은 선임 대대장으로서 “7여단장과 독대를 하는 가운데서 사단장의 수색 관련 지침을 세부적으로 들었고, 그런 부분들을 전달한 것”이라고 말했다. A중령은 “그런 것들이 경찰에서도 충분하게 조사가 됐고 다 소명이 됐다고 생각했다”며 “오늘 경찰 조사 결과 발표는 1년 전 (국방부 조사본부의) 발표와 별반 차이가 없어서 (경찰이) 도대체 1년 동안 뭘 했는가 싶다”고 말했다.

A중령은 지난 4월 채 상병 어머니를 뵙고 왔다고 했다. 그는 “유가족분들이 굉장히 힘들어하셔서 제 억울한 거나 개인 변호를 위한 언론 활동을 안 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경찰이 잘 수사해 주겠지’란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오늘 경찰 발표는 솔직히 개인적으로 실망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A중령은 임 전 사단장이 송치 대상에 포함될 거라 봤느냐는 질문에 “어떻게 보면 기승전(결), 시작과 끝이 다 그 분”이라며 “경찰도 그렇고 사건 본질을 왜곡해 발표하니까 해병대 일원으로서 답답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A중령은 이어질 검찰 수사와 관련해 “(검찰서도) 진술을 해야겠지만, 표적수사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회의적 반응을 나타냈다.

A중령을 대리하는 정준영 변호사는 통화에서 “만약 A중령이 오인해서 내용이 왜곡됐다면 7여단장은 왜 책임을 지느냐”면서 “경찰 수사 결과는 논리적으로 전혀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A중령이 지시를 오인해 왜곡했다면서 7여단장까지 책임을 물은 건 모순이라는 주장이었다. 정 변호사는 또 경찰이 브리핑에서 ‘A중령이 임의로 지시한 부분은 인정했다’는 취지로 설명한 데 대해 “경찰 조사에서 ‘임의로 했다’고 말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정치,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