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노동자 사망’ 21일 만에 사측·유가족 합의…장례 치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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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7. 오후 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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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페이퍼 대표이사는 7일 공장에서 작업 중 사망한 19세 노동자 A씨의 분향소를 찾아 유가족에게 사과하고 있다. 민주노총 전북본부 제공


전북의 한 제지공장에서 일하다 숨진 19세 노동자 A씨의 사고와 관련해 유가족과 사측의 합의가 이뤄져 22일 만에 장례가 치러진다.

전주페이퍼와 유가족 측은 7일 양측이 장례절차 등에 대한 합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달 16일 오전 9시 22분쯤 전북 전주시에 있는 제지공장 3층 설비실에서 기계 점검을 하다가 쓰러진 채 발견됐고, 끝내 숨졌다. A씨는 당시 6일가량 멈춰있던 기계를 혼자 점검하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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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은 “종이 원료의 찌꺼기가 부패하면서 황화수소 등 유독가스가 발생할 수 있는 현장이었는데도 A씨가 혼자 작업을 하러 가 1시간가량 방치돼 사망했다”며 진상규명과 공식 사과를 요구해왔다. 사측은 사고 이튿날 고용노동부 등이 진행한 합동조사에서 황화수소가 검출되지 않았고 A씨가 맡은 업무가 2인 1조 작업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7일 사측이 이날 오전 사고 현장에서 공기 질을 측정한 결과 4ppm가량의 황화수소가 검출됐다. 사측이 밝힌 황화수소 농도는 작업 가능 기준 상한인 10ppm을 넘기지 않았지만, 소량이라도 검출된 것이다. 황화수소는 달걀 썩은 냄새가 나는 무색 악취 기체로, 진한 농도를 장시간 흡입하면 질식하거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사측은 “이날 기온과 습도 차이로 인해 (황화수소가) 검출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른 시일 내에 이번 현장조사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또 사측은 유가족과 합의를 전하면서 “고인의 고향인 전남 순천에서 유가족과 회사 관계자들이 장례식에 참석해 고인에 대한 애도와 함께 마지막 길을 배웅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시는 안타까운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안전관리에 온 힘을 쏟겠다”고 밝혔다.

전북 전주 제지공장 사망사고 유가족과 노동·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이 25일 전주시 팔복동 전주페이퍼 앞에서 ‘만 19세 노동자 사망 관련 전주페이퍼 사과 및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김창효 선임기자


유가족도 합의와 함께 지난 4일부터 이어오던 단식농성도 마쳤다.

유가족은 “대표이사가 정문 앞 분향소와 유가족을 방문해 애도와 사과의 뜻을 전했다”면서 “장례식은 8일 오전 고인이 근무했던 회사에 운구차로 마지막 인사를 진행하고, 고향인 전남 순천에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이번 일을 계기로 회사가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당 공정뿐만 아니라 회사 전체적으로 산업안전관리를 철저히 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호소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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