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뉴스1에 따르면 대구지법 제11형사부(이종길 부장판사)는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상 공동강요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 4개월을 선고했다. 아울러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함께 범행한 B씨에게는 징역 2년을 선고하고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이들은 2022년 8월 대구의 한 고등학교 배구부 숙소에서 후배 C(16)씨 등 3명에게 서로의 흉부를 압박해 일시적으로 기절하도록 하는 이른바 '기절 놀이'를 강요한 혐의를 받는다.
아울러 A씨는 같은 해 5월 숙소 샤워장에서 함께 샤워하던 D(16)씨의 항문을 벌려 인근에 있던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추행하고, 모텔을 함께 사용하던 D씨의 바지를 벗기고 항문 등을 촬영해 성적 수치심을 준 혐의도 받는다.
이외에도 A씨는 훈련을 마치고 온 C씨 등 4명에게 '청소와 빨래를 제대로 하지 않고 떠든다'는 이유로 겁을 주는 등 지속적으로 학대했다. B씨는 2021년 C씨가 '자고 일어난 뒤 이불 정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욕을 하며 주먹을 휘두르는 등 수차례 폭행했다.
A씨와 B씨는 "피해자들에게 기절놀이, 폭행, 추행 등을 한 사실이 없다"며 범행 사실을 부인했으나 재판부는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꾸며내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고 경험에 비추어 합리적이거나 진술 자체가 모순되는 부분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배구부 내부에서 선후배 사이의 비인격적인 대우와 욕설, 폭력 등의 악습이 존재했고 피고인들은 이런 악습에 젖어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각 범행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피고인들은 각 범행을 모두 부인하고 있고 진정으로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 또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한편, 피해자 중 일부는 피고인들의 성적·정서적 학대행위로 전학을 가거나 배구를 그만두는 등 배구선수의 꿈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