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이겨낸 50대 환경미화원, 4명에게 생명 나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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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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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돌보는 삶을 살았고 생명을 살리고 싶다는 약속도 이뤘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해(2023년) 12월 8일 고려대학교안산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故 김연화(향년 58세) 씨가 뇌사장기기증으로 4명의 생명을 살렸다고 19일 밝혔다.

김 씨는 2023년 11월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쓰러져 병원으로 이동 후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상태에 빠졌다. 가족들은 생전에 생명나눔에 동참하고 싶어 했던 김 씨 뜻을 따라 기증에 동의했다.

뇌사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렸다. 김 씨의 가족들은 뇌사상태라 다시 회복할 수 없다는 말에 이대로 떠나보내기보다는 어디선가 살아 숨 쉬길 원했다.

4명에게 새로운 생명을 전해주고 세상을 떠난 기증자 김연화 님.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또한 김 씨가 쓰러지기 10개월 전 가족과 함께 기증희망등록을 하면서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기에 그 뜻을 이뤄주기 위해 기증을 결심했다.

김 씨는 강원도 양양에서 1남 2녀 중 장녀로 태어났다. 그는 어렸을 적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허리가 휘는 장애에도 마트 직원과 환경미화원 등 다양한 일을 했다. 또한 노래 듣는 것을 좋아하여 트로트 가수 안성훈의 노래를 가족들과 함께 들으며 시간을 보냈다.

김 씨는 힘든 환경 속에서도 어느 사람이 되었든 주저 없이 선의를 베풀었고,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늘 노력하는 헌신적이고 자상한 엄마였다.

김 씨의 딸 박지희 씨는 "딸 하나만 보고 살았던 우리 엄마. 이제는 하고 싶었던 거! 가보고 싶었던 곳! 엄마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 하늘에서도, 다시 태어난다면 그곳에서도 엄마만의 삶을 살아. 많이 사랑해. 보고 싶어"라며 하늘로 편지를 전했다.

이삼열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가족을 위해 헌신하고, 어렵고 힘든 이웃을 도우며 살아오신 기증자와 숭고한 생명나눔의 뜻을 함께해주신 유가족에게도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며 "삶의 끝에서 다른 생명을 살리고 떠난 기증자의 아름다운 모습이 사회를 따뜻하게 환하게 밝힐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KODA)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국내 유일 장기· 조직 구득기관이다. 뇌사추정자 또는 조직기증 희망자 발생 시 병원으로부터 통보를 받고, 기증 업무를 수행하는 공공기관이다. 장기 기증 과정에 필요한 행정적, 임상적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설립됐고 2017년 4월 1일 한국장기기증원, 한국인체조직기증원, 한국인체조직기증지원본부와 통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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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류한준입니다. 미디어본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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