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무덤' 대구의 부동산 지표 일제히 반등…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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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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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사업·매수심리 지수 동반 급등…주택거래량도 증가
"핵심지역 위주 수요 몰려…시장 전반 회복 판단은 일러"
대구 지역 주택사업과 매수 심리 지수가 연달아 상승했다. 주택 가격이 하락하며 매수 심리를 일부 회복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수성구 등 수요가 많은 일부 지역이 지수를 끌어올린 만큼 시장 반등을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적잖다.

대구 지역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19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대구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104.3으로 전월 대비 23.6포인트(p) 증가했다. 대구가 지수 기준점인 100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부산(69.5)과 울산(82.3), 경북(80), 경남(93.7) 등 인근 지역과 비교해도 오름폭이 컸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지난 1일 수요촉진 정책을 위한 민관합동 자문회의에서 미분양 주택 해소방안을 논의한 점과 지난달 분양 진행 중인 단지의 계약 건수도 증가한 점­이 주택 사업자들의 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진단했다.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는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 중 주택사업을 하는 업체 대상 설문조사 결과를 수치화한 지표다. 85 미만은 하강 국면, 85 이상 115 미만을 보합 국면, 115 이상을 상승 국면으로 구분한다.

국토연구원이 발표한 7월 부동산시장 소비심리지수에서도 대구 지역매수심리상승세가 눈에 띄었다. 대구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12.5로 전월(101.6) 대비 10.9포인트 상승하며 울산(11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상승폭이 컸다.

두 지수가 상승세를 기록한 요인으로는 하락한 대구 주택 가격이 꼽힌다. 앞서 대구는 2020~2021년 주택 시장 활황기에 인허가를 받은 물량을 소화하지 못하면서 미분양 물량이 급증했고 구축 단지 또한 약세를 보이면서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

실제로 KB부동산에 따르면 8월 2주(12일) 기준 아파트매매가격지수는 81.900로 세종(81.341)에 이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았다. 지수는 2022년 1월 10일을 기준(100)으로 아파트 가격 등락을 지수화한 것으로 대구 아파트 가격은 2022년 1월 대비 20% 가까이 하락한 셈이다.

업계에서는 수 년간 집값이 떨어진 점이 수요자의 매수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기준 15일까지 누적된 올해 대구 아파트 거래량은1만3803건으로로 지난해 같은 기간1만2888건보다 915건(7.1%) 늘었다. 해당 기간 대구 아파트 거래량이1만3000건을을 넘어선 것은 2021년(1만3185건) 이후 3년 만이다.

이병홍 대구과학대금융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급 과잉에 따라 단지별로 경쟁이 이어지며 주택 공급자들이할인분양 등 과감한 조치에 나섰고 시장 침체가 장기간 이어진 상황에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돼 거래량이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대표는 "최근 주택 시장은 실수요자가 주도하면서 신축 위주로 상승한 후 인근 단지로 매수 심리가 확산한다"면서 "대구 시장 또한 입지가 좋은 지역의 신축 아파트 위주로 움직이는 등 경쟁력을 갖춘 단지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지수 개선이 시장 회복을 뜻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장기간 침체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일 뿐 주택 경기는 여전히 한파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이 교수는 "대구 주택 시장 관련 지수 상승은 수성구 등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일부 지역 거래량이 살아난 영향"이라면서 "일부 지역 거래량이 살아나 지수를 끌어올렸을 뿐 대구 주택 시장 전체가 살아났다고 판단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 또한 "시장에 다주택자와 갭투자 수요가 유입되지 않고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주택 시장이 반등하지 못한 지방 광역시는 이러한 경향이 더 강해 지역 주택 시장 내 양극화는 더 강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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