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땡큐 아이폰"…'비수기' 잊은 LG이노텍, 하반기 실적도 기대감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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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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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 중가·환율 효과에 2분기 최대 매출액 기록
하반기 '폴디드 줌' 탑재한 '아이폰16' 수혜 예상…"연간 영업익 1조원 회복 기대"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LG이노텍이 올해 2분기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 호조에 힘입어 시장 전망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지난 3월 문혁수 대표의 취임 이후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꾸준히 수익 모델을 구축해 온 LG이노텍은 올 하반기에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를 비롯해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 전장 사업의 확대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LG이노텍 사옥 전경 [사진=LG이노텍]


24일 LG이노텍은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 4조5553억원, 영업이익 151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6%, 영업이익은 726.2% 증가한 수치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4조5010억원, 영업이익 1049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치를 상회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전방 IT 수요가 개선되면서 광학솔루션 및 기판소재사업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며 "고부가 제품 공급 확대와 적극적인 내부 원가개선 활동에 힘입어 수익성도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통상 2분기는 LG이노텍의 실적 비수기로 불린다. 회사 매출의 약 80%가 애플에 공급하는 카메라모듈에서 나오는데, 2분기는 아이폰 신제품이 출시되기 직전이어서 기존 제품 판매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새로운 '아이폰 16' 시리즈는 올해 9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번 2분기에는 애플의 중국 아이폰 판매량 증가와 함께 원달러 환율이 유리하게 작용하면서 그 효과를 톡톡히 본 것으로 분석된다. LG이노텍은 주로 북미 애플로부터 납품 대금을 받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높을수록 수익 측면에서 유리하다.

앞서 중국정보통신기술연구원(CAICT)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내 아이폰으로 추정되는 외국 브랜드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39.6% 증가한 502만8000대를 기록했다. 애플은 앞서 올해 1~2월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하는 등 판매 부진을 겪자 2월과 5월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특히 애플은 '광군제(11월11일)'와 더불어 중국 양대 쇼핑 행사로 알려진 '618 쇼핑 페스티벌' 기간에도 역대 최고 수준의 할인을 진행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애플은 프리미엄 부문에서 화웨이와의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618 쇼핑 페스티벌' 기간 동안 최대 326달러에 달하는 역대 최대 할인을 제공했다"며 "강력한 프로모션과 전년 대비 할인 기간이 1주일 늘어나면서 수혜를 입었다"고 분석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이폰 15 시리즈가 중국 내 홍보로 인해 출하량과 판매량이 양호했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수기임에도 카메라모듈의 출하량 증가로 고정비 부담이 축소되며 수익 개선 효과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아이폰16' 프로 모델 렌더링 이미지. [사진=맥루머스]


실제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광학솔루션사업'은 통상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고성능 카메라 모듈 공급 확대로 전년 동기 대비 19% 증가한 3조6803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2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이다. 전분기 대비는 5% 증가한 수치다.

'기판소재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3782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분기 대비는 15% 증가했다. 이는 스마트폰 전방 수요가 개선되면서, 무선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RF-SiP) 등 스마트폰용 반도체 기판 공급이 늘어 호실적을 달성했다.

'전장부품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2%, 전분기 대비 1% 증가한 49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전장부품사업은 '자율주행/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DAS)'용 차량통신 부품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앞서 LG이노텍은 △제품 구조의 정예화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 △플랫폼 모델(커스터마이징을 최소화하는 범용성 제품) 중심의 개발 등을 통해 전장부품사업의 수익성을 지속 개선해 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시장에선 하반기에는 LG이노텍의 실적이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애플이 오는 9월 출시하는 '아이폰 16' 시리즈 수혜를 크게 볼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아이폰 프로맥스에만 탑재됐던 '폴디드 줌'은 이번 '아이폰 16' 시리즈에서는 프로 모델까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LG이노텍이 납품하는 카메라모듈의 평균판매단가(ASP)도 상승할 전망이다. '폴디드 줌'은 프리즘으로 빛을 꺾어 이미지센서에 전달하는 카메라 모듈로, 일반 카메라모듈 대비 약 3배 정도 가격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앞서 애플이 아이폰16 시리즈에 '애플 인텔리전스'를 탑재해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스마트폰으로 출시하겠다고 밝힌 만큼, 시장에선 이를 기대하는 교체 수요도 많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구형 제품에선 온전한 AI 기능을 구동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또 프로·프로맥스 모델에는 초광각 카메라의 화소 수가 기존 1200만에서 4800만으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과거 5년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아이폰12·아이폰13 사용자들이 올 하반기부터 구매를 시작해 기기 교체 수요가 내년 아이폰17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아이폰 교체 수요의 빅사이클 진입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에 일각에선 하반기 성수기에 힘입어 LG이노텍이 올해 영업이익 1조원을 다시 기록할 수 있을 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 2021년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고, 2022년에도 이어갔지만, 지난해에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83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바 있다. 이날 2분기 실적이 반영된 LG이노텍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3287억원이다.

LG이노텍 임직원들이 차량 센싱 솔루션 핵심 부품인 '고성능 LiDAR'와 '고성능 히팅 카메라 모듈'을 선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LG이노텍]


한편,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사업 노하우를 전장 사업으로 확장하는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차량 센싱 솔루션 사업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LG이노텍은 지난달 초 최고경영책임자(CEO) 직속 사업 전담조직인 라이다사업담당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연 매출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아울러 LG이노텍은 지난 1월 차량 카메라 모듈 사업역량 강화를 위해 대만 AOE 옵트로닉스와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앞서 문혁수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 당시 "전장사업과 광학솔루션사업간 기술 융복합 시너지를 통해 모바일을 넘어 모빌리티 분야를 선도하는 전장부품 강자로서 입지를 다져 나갈 것"이라며 "공장 증설 및 지분 투자 등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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