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한동훈 "'진흙탕' 전대…내가 가져올 변화·혁신 두렵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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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범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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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당권주자 인터뷰〉-한동훈 후보
"'음모론적 자해 정치'…국민·당원 엄중 심판 있을 것"
"국민은 아직 정권 심판 중…與 변해야만 살 수 있어"
"野가 친 프레임 깨야…'제3자 특검법안'이 바로 그것"
"당권을 차지하기 위해 근거 없는 흑색선전과 마타도어를 남발하는 게으른 구태정치를 우리 당에서 그만 청산해야 합니다. 제가 가져올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는 거겠죠."

한동훈 당대표 후보자가 17일 오후 고양시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참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한동훈 후보는 '자해 전대' '진흙탕 전대'라고 비판받고 있는 지금의 전당대회 판을 이렇게 정의했다.

지난 2일 비전발표회로 본격 레이스를 시작된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이틀 뒤 한 방송 시사프로그램을 통해 제기된 '영부인 문자 읽씹' 논란을 기점으로 블랙홀로 빨려들어갔다. 며칠 뒤에는 한 후보가 장관 시절 '댓글팀'을 운영해 자신에게 유리한 여론전을 펼쳤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모든 것이 여당 내부에서 시작됐다. 함께 출마한 경쟁자들은 '배신자'라며 한 후보에게 연일 십자포화를 퍼붓고 있다. 심지어 후보 연설 중 지지자들간 물리적 충돌사태까지 벌어졌다. '전당대회가 아니라 분당대회'라는 자조가 당 내에서 나온다. 야당은 '한동훈 댓글팀 특검'을 검토하겠다고 나섰다.

한 후보는 지난 16일 <아이뉴스24>와의 인터뷰에서 "이러니 (국민의힘이) 아직 정신 덜 차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총선에서 우리는 심판받았다. 그런데 지난 세 달 동안 심판받은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우리끼리 서로를 위로하기에 바빴고 심판받은 사람들이 아니라 마치 이긴 사람들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변화해야만,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해야만 국민의힘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면서 "지난 총선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절실하게 당의 민낯을 들여다보았고, 부족한 점을 본 제가 당 대표가 되어 보수 혁신과 재건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당대표 출마에서 대척 구도에 선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선 "윤 대통령과 저는 목표가 완전히 같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 최종목표라는 것이다. 한 후보는 "저는 합리적이고 수평적인 당정관계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진정 성공시킬 후보"라면서 "지난 20년간 그래왔듯이 자주 만나 뵙고 함께 토론하고 이야기하겠다. 지켜봐달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 탄핵론을 키우고 있는 야권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경색된 정국을 풀어갈 세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야당 대표들과의 소통과 토론, 정국구도 재편, 국민의힘의 단결 등이다. 한 후보는 먼저 "야당이 쳐 놓은 프레임을 깨고 꽉 막힌 구도를 새롭게 재편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제가 제안한 공정한 제3자 채상병 특검안이 그런 취지"라며 "이미 무소불위의 불공정한 특검을 선택할지, 공정한 특검을 선택할지로 구도가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한 후보와의 일문일답.

- 4·10 총선 후 100일이 지났으나 이른바 정권 심판 여론은 더 강해지는 형국이다. 당 내에서도 '보수 궤멸' 지경까지 왔다는 말이 나온다.

"지난 총선에서 우리는 심판받았다. 그런데 지난 세 달 동안 심판받은 사람들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었다. 우리끼리 서로를 위로하기에 바빴고. 심판받은 사람들이 아니라 마치 이긴 사람들처럼 행동했다. '아직 정신 덜 차렸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이 거대 야당이 저렇게 폭주하는데도 불구하고 민심이 거대 야당을 강하게 제지하지 않는 이유라고 본다. 아직 국민의힘에 대한 심판 모드가 끝나지 않았다. 변화해야만, 국민의 목소리에 응답해야만 국민의힘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

- 현재 여당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며, 당대표가 되면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국민의힘은 자강하려고 하지 않고, 반사이익에 기대는 정치를 하고 있다. 지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지켜보시는 분들이 아마도 같은 생각을 하고 계시지 않을까. 변해야 한다는 국민의 목소리에는 귀를 막고 오로지 당권을 차지하는 데 혈안이 되어 상대 후보에 대해 근거 없는 마타도어를 하고, 아니면 말고 식의 공격을 하는 구태정치를 하고 있지 않나. 이번에는 그런 일이 없겠지만, 그런 분들이 당권을 차지하면 또다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반사 이익만 노리는 정치로 돌아갈 것이다. 구태 정치는 이젠 정말 그만해야 한다. 저는 국민의힘을 국민의 목소리를 바로 듣고,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유능한 정당으로 만들겠다."

-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네 후보 가운데 본인이 윤석열 정부와 가장 각을 세우는 후보라는 평가가 많다. 본인이 생각하는 건강한 당정 관계란 어떤 모습인가.

"저는 합리적이고 수평적인 당정관계를 통해 윤석열 정부를 진정 성공시킬 후보이다. 건강한 당정 관계란 함께 국민을 바라보고 국민을 위한 정책을 내기 위해 합리적으로 토론하고 실용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관계다."

한동훈 당대표 후보자가 17일 오후 고양시 소노 아레나에서 열린 제4차 전당대회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에서 참석하고 있다. [사진=곽영래 기자]


- 윤석열 대통령과의 협력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고 발전시킬 것인가. 윤 대통령과의 협력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장기적 목표에 대해 설명해달라.

"지난 20년 간 그래왔듯이 자주 만나 뵙고, 함께 토론하고 이야기하겠다. 지켜봐 달라. 윤 대통령과 나는 목표가 완전히 같다. 윤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이다. 대통령과 합심해 좋은 정치,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것이다."

- 대통령 탄핵 청문, 채상병 특검, 김건희 여사 특검 추진 등 야당의 대통령을 향한 공세가 상당하다. 여당 원내도 대통령 거부권만 바라본다는 비판이 있다. 당대표가 되면 현 정국을 야당, 특히 이재명·조국 대표 등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여소야대 정국에 지금과 같은 극단적인 대치 상황에서 정국을 풀어가려면 세 가지가 필요하다.

먼저 사법적 판단과는 별개로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야당 대표들과도 만나 이야기하고, 토론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야당이 쳐놓은 프레임을 깨고 꽉 막힌 구도를 새롭게 재편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하다. 제가 제안한 공정한 '제3자 채상병 특검안'이 그런 취지다. 단순한 특검 찬반 구도에서 민주당이 주도하는 무소불위의 불공정한 특검을 선택할지, 대법원장과 같은 제3자가 특검을 추천하는 공정한 특검이냐를 선택할지로 구도가 바뀌었다.

마지막으로 우리들의 단결이 필요하다. 거대 야당의 폭주에 맞서 우리는 원팀이 돼야 한다. 게다가 10월이면 이재명 전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현실화 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민주당을 이탈하는 중도층이 자연스럽게 우리 국민의힘을 선택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 변화하고 준비해야 한다."

- 본인을 둘러싼 타 후보들의 공격이 거세다. 이제는 민주당까지 나서서 특검 가능성을 검토하겠다고 한다. 의혹 제기 배경과 지금 상황의 흐름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남은 전대 기간 어떻게 대응할지도 궁금하다.

"당권을 차지하기 위해 근거 없는 흑색선전과 마타도어를 남발하는 게으른 구태정치를 우리 당에서 그만 청산해야 한다. 제가 가져올 변화와 혁신을 두려워하는 것으로 본다. 선의의 경쟁으로 채워야 할 전당대회를 진흙탕으로 만들고, 결국 민주당에 공격의 빌미까지 주는 '음모론적 자해 정치'가 이번 전당대회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국민과 당원분들의 엄중한 심판이 있을 것이라 본다."

- 지난 10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 후보 연설이 큰 주목을 받았다. 대선 출마선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유력 여당 대표 후보로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국민께서 평가하실 문제다. 다만, 국민의힘이 앞으로 남은 전당대회에서 국민 여러분께 희망과 비전을 전해드릴 수 있도록 우리 당 대표 후보들도 모두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 국민의힘의 재건과 대한민국의 우상향 성장을 이끌 정책과 대안에 관해 논의하는 자리가 되길 기대한다.

- 민주당 주도로 '검사 탄핵'이 추진 중이다. 공교롭게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했거나 민주당을 수사한 검사들 대상으로 '보복 탄핵'이라는 비판이 높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검사 탄핵'은 헌법과 사법시스템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다수당의 국회 권력을 활용해 '이재명 전 대표 개인의 수사를 저지하고, 목전까지 차오른 사법리스크를 가리기 위한 것'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다음 타깃은 판사일 것이다. 법치주의를 붕괴시키는 모습에 대해 국민이 모두 지켜보고 있다."

- 조국혁신당은 검찰청 폐지 법안을 추진 중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민주당도 비슷한 법안을 준비 중이다. '검찰청 폐지'가 현실화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검찰청 폐지는 '검수완박'의 후속편인 셈인데, 역시 위헌적일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사법 시스템을 무너뜨리는 행태다. 거센 국민적 저항에 부딪힐 것으로 본다. 소위 '검수완박' 이후 마약범죄, 서민경제 범죄 등 민생범죄에서 생긴 수사 공백 문제를 해결하지도 않고, 더 극단적으로 상황을 악화시키는 정치에 대해 국민들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다."

- 왜 차기 국민의힘 대표는 한동훈이어야 하는가.

"국민이 주신 권력을 자신들의 개인적인 원한을 풀기 위해 사적으로 악용하는 민주당, 조국혁신당과 맞서 싸우라는 것이 국민과 당원의 열망이고, 그 열망을 가장 잘 실현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저 한동훈이다. 저는 변화를 내세운다. 지난 총선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절실하게 당의 민낯을 들여다봤고, 부족한 점을 보았다. 제가 당대표가 돼 보수 혁신과 재건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정권 재창출의 기반을 마련하겠다."

- 본인이 생각하고 있는 국민의힘의 미래 비전이 있는가. 당대표가 되면 어떤 목표를 갖고 임기 동안 추진할 것인가.

"국민의힘을 다시 '일하는 정당, 유능한 정당, 이기는 정당'으로 만들겠다. 중도, 수도권, 청년을 위한 공약을 먼 실천하겠다. 지역 정치 시스템의 혁신을 위해 원외 당협위원장이 현장사무실을 개설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서 당의 현장 조직을 되살리겠다.

여의도연구원은 정책 중심 기구로 완전히 재편하겠다. 외부 전문가들과 연계하여 정치 개발 역량을 강화하고, 우리 당의 외연을 더욱 확장하겠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실력 있는 인재들이 우리 당을 플랫폼 삼아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

- 국민과 당원들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지난 총선에서 저희 국민의힘에 보여주신 애국심과 열망을 잊지 않고 있다. 항상 민심에 순응하며 보답하겠다."

한동훈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사진=한동훈 캠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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