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상승 올라타자"…정비사업 '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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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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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영2구역·도곡개포한신 등 경쟁입찰 확정
신반포2차·한남4구역 등도 시공사 선정 앞둬
"여전한 공사비 갈등…선별수주 기조는 불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에 위축됐던 서울 정비사업이 주택 가격 상승세 속 활기를 되찾고 있다. 올해 정비사업 최대어로 불리는 용산과 강남 등지의 프로젝트들이 차례로 시공사 입찰을 예고하고 나섰다.

서울의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 타워크레인이 서있다. [사진=뉴시스]


17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남영동 업무지구 제2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남영2구역) 조합은 내달 10일 사업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총회를 개최한다.

용산구 갈월동 일대 1만7659㎡를 재개발하는 사업은 최고 34층, 3개 동, 아파트 565가구와 오피스텔 80실, 업무시설, 공공청사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예정 공사비는 3.3㎡당 1070만원으로 총 사업비 7000억원 규모다.

사업은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이 경쟁 중이다. 삼성물산은 단지명 '래미안 수페루스'와 함께 총 공사비 6614억을 제안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단지명으로 '트리니티 아이파크'를 제안했다. 총 공사비 6759억원으로 삼성물산보다 높지만 2년간 물가 변동 없는 '확정 공사비' 조건을 내걸었다.

건설경기 침체 장기화로 시장을 관망하던 조합과 건설사가 하반기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울 주택가격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정비사업 기대어로 꼽히는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 차례로 시공사 입찰을 진행하며 건설사들의 치열한 눈치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개포동 도곡개포한신아파트 재건축 사업 또한 DL이앤씨와 두산건설이 경쟁하며 시공사 선정 작업이 진행 중이다. 예정 공사비 약 4295억원으로 평(3.3㎡)당 공사비 920만원 수준인 사업은 8월 31일 총회를 열고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강남권과 용산구 등에서 시공사 선정 현장이 늘어나는 만큼 경쟁입찰에서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기 위한 대안 마련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5구역과 함께 한남뉴타운 최대어로 불리는 한남4구역이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예고했고 서울 서초구 '신반포2차' 또한 시공사 선정 예정이다. 다수의 대형 건설사가 두 현장의 시공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 용산구 보광동 한남4구역에 들어서게 될 아파트 투시도 [사진=서울시 ]


다만 정비사업 시장의 활기 속에서도 건설사들의 선별수주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과 한국의 기준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원자재 가격과 인건기 상승 여파로 공사비 상승 압박을 받고 있어서다.

실제로 일부를 제외한 대다수 현장은 조합과 시공사가 수의계약을 맺고 있다. 서울 성북구 길음5재정비촉진구역(이하 길음5구역) 재개발사업의 경우 당초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의 경쟁이 예상됐지만 현대건설이 물러나며 포스코이앤씨가 두 차례 입찰 모두 단독으로 응찰했다. 조합은 포스코이앤씨와 수의계약을 진행해 8월 총회에서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예정 공사비 6970억원 규모인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 또한 대우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과 함께 개포동 정비사업 후발주자인 사업은 상반기 두 차례 입찰을 진행한 결과 대우건설 단독입찰로 유찰된 바 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금리가 낮아져 자금을 조달비용 부담이 덜어질 상황인 만큼 속도를 내려는 정비사업지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공사비가 급등해 갈등을 겪는 사업장이 적지 않아 이전처럼 묻지마 수주 행태는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집값이 상승하고 있지만 공사비가 급등하고 조합원들의 요구가 다변화하면서 건설사들의 옥석가리기는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면서 "사업성이 높은 단지만 사업이 빠르게 진행되는 양극화는 하반기에도 여전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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