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고정금리 주담대? 은행권은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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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1. 오후 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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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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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드본드 부대비용 크고 상품 수익성은 낮아"
"사실상 정책금융을 민간에 떠넘기는 상황" 불만
은행들이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에 냉소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커버드본드를 발행하더라도 자금을 장기적으로 조달하는 데 한계가 있는 데다, 정책 상품에 가까워 수익성도 낮다고 판단한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5월 24일 주택금융공사,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과 '민간 장기 모기지 활성화를 위한 커버드본드 지급보증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커버드본드로 저리 장기자금을 조달해 장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출시하도록 할 계획이다.

은행 대출 창구. [사진=뉴시스]


우리나라에서 흔히 접하는 고정금리 주담대는 5년마다 금리를 재산출하는 방식이다. 금융당국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30년 장기·고정금리 주담대 상품을 만들겠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AAA등급의 은행이 발행한 커버드본드에 주금공이 지급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 경우 동일 만기 은행채에 비해 0.05~0.21%포인트(p)가량 발행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오는 9월부터는 만기 10년 이상 커버드본드 잔액에 대해서는 예대율 산정 시 별도로 1%p를 올려 2% 한도를 인정하기로 했다.

그러나 은행에선 장기 커버드본드 발행에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신한은행은 4000억원 규모의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하지만, 만기는 5년이다.

은행들은 장기 커버드본드는 부대 비용이 큰 데다 수요도 많지 않다고 본다. 업계에선 커버드본드 발행 시 들어가는 부대비용이 20~30bp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10일 "미국과 달리 커버드본드 시장 수요가 크지 않아, 금리인하 사이클을 고려하면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 대출 수요가 늘어날 수 있어 발행 유인이 적다"고 말했다.

특히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에 망설이는 건 낮은 수익성이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평균 주담대가 3.5%라면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는 2.5% 수준으로 봐야 할 것"이라며 "리스크 비용이 많이 들어 손해를 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정책금융의 역할을 민간에 떠넘겼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에 정책금융 역할을 요구하는 상황"이라며 "장기 고정금리 주담대는 필요하지만, 커버드본드 활성화 말고도 다른 유인책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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