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삼성화재보다 소비자 편익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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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6.21. 오후 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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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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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가 또 삼성화재 편을 들었다."

반려동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도입 과정에서 삼성화재의 의견을 수용한 금융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의견 수렴과 전산 개발이 지연되면서 서비스 출시일이 뒤로 밀렸다. 소비자의 혼란이 발생할 여지도 생겼다.

올해 초 주요 손해보험사들은 반려동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장기보험으로 통일하기로 합의했다. 삼성화재도 당시에는 참여사의 의견에 동의했다. 그렇게 서비스 출시는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처럼 보였다. 4월에 반려동물 보험을 플랫폼에서 비교·추천해 가입할 수 있다는 말도 이때 나왔다.

삼성화재는 2월 말 돌연 태도를 바꿨다. 카카오페이와 참여사들에 일반과 장기 상품을 비교·추천 서비스에 올리겠다고 통보했다. 참여사들은 이에 관한 협의 절차가 없었다고 한다. 찬반에 관한 결론도 못 내렸다.

금융위도 당시에는 일반·장기보험 동시 비교에 관해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당시 한 참여사가 서비스에서 일반·장기 반려동물 보험 동시 비교가 가능한지 질의(Q&A)했고, 금융위는 이에 관해 "그건 안 되고 하나로 통일해서 가져오라"고 했다고 한다.

삼성화재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참여사들 사이에선 불만이 나왔다. 삼성화재가 보험료 경쟁력 때문에 일반보험을 주장한다는 말도 나왔다. 보통 일반보험이 장기보험보다 보험료가 저렴하다.

금융위의 입장도 달라졌다. 최근 회의를 열고 비교·추천 서비스에 일반과 장기 반려동물 보험을 함께 비교하라고 결정했다. 결국 삼성화재의 손을 들어줬다.

걱정되는 건 소비자의 혼란이다. 일반보험은 보험 계약 기간이 1년 이상 3년 이하인 보험을, 장기보험은 3년 이상인 보험을 말한다.

어떤 형태의 보험에 가입하냐에 따라 보험료와 재가입 방식이 달라진다. 의료량에 따라 장기보험은 갱신 보험료가 오를 수 있고, 일반보험은 가입이 거절될 수 있다. 장기 상품으로 통일했으면, 소비자에게 설명하지 않아도 됐다.

금융위가 삼성화재의 편을 많이 든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정책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 리딩사의 의견을 거절하기 어려운 점도 이해한다. 그러나 리딩사의 이익 때문에 소비자 혼란이 발생하는 건 다른 문제다.

이르면 8월에는 반려동물 보험 비교·추천 서비스가 나온다고 한다. 보험사들이 소비자에게 두 보험의 장단점과 차이점을 잘 설명하길 기대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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