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정의 러닝캐치] [4] '보디 프로필' 찍은 후 건강 더 망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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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3.08.30. 오전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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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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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습니다. 저도 그중 한 명입니다. 스포츠는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보는 사람에게도 '희로애락'을 선물하는 '각본 없는 드라마'니까요. 하지만 빛나는 스포츠 스타나 경기의 승패만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스포트라이트 뒤로 숨어있는 보물 같은 것들이 있죠.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그냥 스쳐 지나갈 수 있는 요소들을 모아서 전달해 드리는 러닝 캐치.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그래도 알려드립니다![편집자]

최근 젊은 사람들 사이에선 조각 같은 몸을 뽐내며 사진을 찍는 보디 프로필이 유행이다. 하지만 이렇게 보디 프로필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보디 프로필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신체를 단련하거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각종 운동 기구를 갖춰 놓은 헬스장. 이런 헬스장 앞 홍보용 입간판에는 군살 없이 울퉁불퉁한 근육을 자랑하는 보디 프로필 사진들이 함께 실려있다. 미디어 역시 근육질 몸을 가지기 위해 운동하는 연예인, 유명인들의 보디 프로필 등을 자주 보여주는데, 시청자들은 감탄하고 부러워한다.

이렇다 보니 근육질 몸에 대한 동경을 하는 이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당초 운동과 관련된 사람들이 포트폴리오 형식으로 찍었던 보디 프로필에 도전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보디 프로필 열풍은 여전히 식지 않고 진행 중이다. 현재 인스타그램에 보디 프로필을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은 약 480만개이고, 보디 프로필 준비라는 게시글 또한 64만개가 넘는다.

인스타그램에 보디 프로필을 검색하면 나오는 게시물은 약 480만개이고, 보디 프로필 준비라는 게시글 또한 64만개가 넘는다.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하지만 이런 보디 프로필은 새로운 문제를 불러왔다. 보디 프로필을 찍은 이후 그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수면 위로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한 것이다. 이들이 밝힌 후유증으로는 거식증이나 폭식증, 요요현상, 생리 중단, 탈모, 빈혈 등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뿐만 아니라 불안, 강박, 환청 등의 정신 건강 문제도 존재했다.

보디 프로필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유튜브 '스브스뉴스' 캡처]


보디 프로필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유튜브 '오퀸' 캡처]


보디 프로필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유튜브 '솜찌' 캡처]


그렇다면 보디 프로필은 왜 이런 심각한 후유증을 불러오는 걸까? 또 이런 후유증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것일까?

현재 보디빌더 겸 헬스 트레이너로 활동하고 있는 유모 씨(29)는 보디 프로필로 인한 후유증을 겪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봐왔다고 한다.

그는 보디 프로필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보디 프로필을 찍는다는 것은 일생에 몇 없을 뜻깊은 경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응원한다. 하지만 '찍는 것'보다 중요한 '찍고 난 후'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너무나 아쉬운 결과를 초래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유 씨는 "내가 가르치던 회원님들도 그렇고 주변 트레이너 선생님들 같은 경우에도 보디 프로필이 끝난 이후 음식을 폭식해 급격하게 살이 찌는 사람이 아주 많다. 또 탈모가 생기는 사람들도 있고 소화장애를 겪는 사람들도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보디 프로필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폭식증 등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그는 "보디 프로필을 찍을 경우 단기간에 극단적으로 살을 빼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또 보디 프로필은 단순히 '다이어트를 한다'보다는 몸에 있는 지방을 아예 없앤다는 느낌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식단과 운동 모두 그냥 다이어트보다 훨씬 더 힘들게 할 수밖에 없다"라며 "극심한 체중감량으로 필요한 영양소마저 얻지 못한 결핍 상태에 빠진 몸은 지칠 대로 지치게 되고 호르몬 불균형으로 이어져 생리불순, 탈모, 빈혈 등의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보디 프로필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날수록 폭식증 등 후유증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어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또 "몸은 항상성 반응을 일으켜 보디 프로필을 찍고 난 후 일반식을 먹게 되면 곧바로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거나 그보다 더 찌게 된다"라며 "거식증의 경우에는 다이어트를 했을 당시의 힘들었던 기억들과 함께 어렵게 이루어 낸 성공이라는 생각이 지워지지 않고 머리를 지배해 음식을 거부하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디 프로필은 찍고 싶지만,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싶다면 충분한 준비 기간과 함께 촬영 이후에도 꾸준한 노력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하는 유 씨다. 그는 "목표까지의 준비기간을 단기간으로 설정하면 당연하게도 더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기 마련이다. 그렇게 되면 앞서 말한 것처럼 몸도 지치지만 극도의 스트레스 역시 느끼게 된다. 힘들면 힘들수록 보상심리는 커질 것이고 자제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하지만 준비기간을 충분히 잡고 진행한다면 다이어트의 강도 역시 몸 상태에 맞게 조절하면서 진행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보디 프로필에 성공하기 위한 터무니 없이 극단적인 식단은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다. [사진=픽사베이]


이와 함께 터무니없는 식단으로 보디 프로필을 준비하는 것은 후유증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유 씨는 "보디 프로필을 준비한다고 해서 계속 고구마, 닭가슴살만 먹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운동을 업으로 삼는 이가 아니라면 그런 식단을 평생 유지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못 먹는 음식에 대한 강박과 욕망은 더 강해져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따라서 식단은 평상시에 먹는 음식에서 조절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짜는 것이 좋다. 이렇게 한다면 위에서 말한 긴 준비기간도 별 무리 없이 이어 나갈 수 있고, 보디 프로필 촬영 후에도 식단 관리를 하는 데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보디 프로필 이후 후유증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끝난 이후에도 꾸준한 운동이 필요하다. [사진=픽사베이]


마지막으로 보디 프로필이 끝난 이후에도 꾸준한 운동은 필수라고 전했다. 그는 "식단도 중요하지만, 꾸준한 운동도 중요하다. 촬영이 끝나면 식단은 물론 운동까지 손을 놔버리는 경우가 많다. 프로필을 준비할 때는 평소에 먹던 것에 절반도 안 되게 먹고 평소의 2~3배씩 운동을 하다가 촬영이 끝났다고 많이 먹으면서 운동까지 하지 않게 되면 살이 찌는 속도는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질 것이다"라며 "또 운동을 꾸준하게 하게 되면 배고픔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인 그렐린을 억제해 식욕을 떨어트려 폭식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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