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지는 전기차 한파…韓 배터리 실적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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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전 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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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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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 전경. (사진=LG에너지솔루션)

글로벌 전기차 수요 둔화가 지속되면서 2분기에도 배터리 업계 실적 한파가 이어졌다. 전기차 시장 수요 회복이 더디게 이뤄지면서 하반기에도 실적 개선 전망이 불투명한 가운데 업계는 투자 속도 조절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8일 2분기 잠정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 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195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7.6%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은 6조1619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9.8% 감소했다.

이는 증권가에서 전망한 실적 컨센서스인 매출 6조6823억원, 영업이익 2677억원을 밑도는 수치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서는 매출은 0.5%, 영업이익은 24.2% 증가했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금액이 4478억원으로 1분기(1889억원) 대비 137% 늘어난 덕분이다.

다만 2분기 AMPC 금액을 제외한 영업손실은 2525억원으로 이를 제외한 영업손익 적자폭은 1분기(-316억원) 보다 확대됐다.

2분기 실적 감소는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에 따른 출하량 둔화에 더해 리튬 등 주요 메탈 가격 하락에 따른 역래깅(원재료 투입 시차에 따른 이익 감소) 효과, 가동률 하락에 따른 고정비 부담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른 기업도 상황은 비슷하다. 삼성SDI는 2분기 영업이익이 38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 수준 감소가 예상된다. 2021년 4분기 이후 10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SK온은 2분기에도 수천억원대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퓨처엠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27억원으로 전년 동기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에코프로비엠과 엘앤에프는 분기 영업손실이 점쳐진다.

배터리 업계 2분기 영업이익

배터리 업계는 하반기 불확실성 속에서도 전기차 신모델 출시 효과에 따른 실적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다. 고객사 재고 소진이 끝나고 메탈 가격 안정화에 따른 판가 조정도 마무리되면서 실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다.

업계 관계자는 “3분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수요가 극적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신호는 아직 감지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상반기 판매 가격 하락이 이어진 만큼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판매 물량이 회복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는 투자 속도 조절과 제품 포트폴리오 확대, 원가 절감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르노에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저가형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했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짓는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전용 공장 건설을 일시 중단하고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라인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SK온은 C레벨 임원 거취를 이사회에 위임하고 올해 분기 흑자전환에 실패할 경우 내년도 임원 연봉을 동결하기로 하는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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