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트럼프 취임 코앞인데 우린 `내전 직전`… 개탄 넘어 한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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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5.01.13. 오후 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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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현지시간) 취임한다.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은 전 세계에 일대 파란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이미 트럼프는 취임 전부터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를 강력히 주장하며 기존의 국제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한국 역시 발등의 불이다. 관세를 앞세운 보호무역주의는 대외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에 치명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압박, 방위비 분담금 증액 요구, 주한미군 축소 가능성, 트럼프의 북핵 문제 접근 방식 등도 경제와 외교, 안보에 불확실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게다가 트럼프의 돌발적인 언행과 정책 방향은 예상치 못한 충격파까지 만들어낼 조짐이다.

이러한 "트럼프 스톰"에 대해 한국은 전방위적이고 철저한 대비를 해야할 것이다. 하지만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현재로선 그 어떤 분야에서도 이렇다 할 대응책을 찾아보기 어렵다. 트럼프 새 행정부와 긴밀한 소통 창구를 구축하려는 노력은 미미하고, 대미 외교 전략도 명확하지 않다. 다른 나라들은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지만 한국은 아직도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한국은 트럼프의 압박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다. 일례로 557억달러에 달하는 한국과의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가능하다. 그럼에도 정치권과 정부는 먼 산 쳐다보듯 한다. 국회는 정쟁에 휘말려 현안에는 관심조차 두지 않고, 정부는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리더십 공백 상태에 빠져 있다.

트럼프 취임이 코앞인데 한국은 파행의 터널 속에서 우왕좌왕이다.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우리가 딱 그 꼴이다. 일각에선 지금 대한민국이 "내전 직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하나로 뭉쳐도 부족한 판국에 오히려 분열과 갈등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설사가상으로 트럼프 리스크까지 덮치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과 정부는 책임을 방기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 개탄스럽다 못해 한심스럽다. 트럼프 취임은 분명히 위기이나 되레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다만 그 기회는 준비된 자만이 누릴 수 있다. 지금 같다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시간이 없다. 이제라도 정치권과 정부가 정신을 차리고 트럼프 2기 시대를 맞이할 준비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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