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채 창업주 경영 철학 담아
이사회 승인 후 3월 최종 확정
에코프로가 국내 배터리 기업 최초로 근로자인 일반 직원이 회사 이사회에 참여하는 일명 "근로 이사제"를 도입한다. 이동채(사진) 에코프로 창업주의 경영철학을 반영한 것으로 노동자를 기업 경영의 한 주체로 본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7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에코프로는 상법상 사내이사 역할을 하며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직원들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근로 이사제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근로자 대표가 이사회 멤버로서 발언권과 의결권을 가지고 회사 의사결정에 참여토록 하는 게 핵심이다.
에코프로는 최근 사내 게시판에 근로자 대표의 후보를 모집하기 위한 추천 공고를 게시하며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한 상황이다. 근로 이사 후보자는 현재 노사협의체인 가족협의회 근로자위원의 추천을 받은 자나 경영진의 추천을 받은 자 중에서 선정하기로 했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근로 이사제라는 명칭보다는 현장 운영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영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라며 "결국 임직원 간의 일체감을 조성하고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한 핵심 요소라는 것이 회장의 지론"이라고 설명했다.
에코프로는 이달 중으로 추천받은 후보군을 선정해 심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는 2월 이사회 승인을 거쳐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한다는 계획이다. 에코프로의 첫 근로 이사는 4월 이사회부터 참석해 회사와 직원 간 소통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제도 신설은 이동채 에코프로 창업주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창업주는 임직원, 특히 현장에서 근무하는 운영직 직원들의 목소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신념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한 예로 에코프로는 임직원 간의 일체감을 조성하고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지난해부터 가족사협의회를 운영해 현장의 목소리를 존중하는 데 힘써왔다. 이러한 철학이 이번에 장기화되는 전기차 캐즘과 맞물려 소통을 위한 시스템 구축까지 이어진 것이다.
배터리 업계에서 직원의 경영 참여를 시스템으로 구축한 사례는 에코프로가 처음이다. 근로 이사제가 성공적으로 도입될 경우 회사 내부 구성원의 의견이 경영에 반영되는 기회가 확대되고 조직 전반의 강화된 화합과 신뢰를 바탕으로 "캐즘(일시적 성장정체)"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된다.
에코프로는 아울러 이 창업주의 이 같은 경영 철학의 연장선상에서 연금 제도도 마련 중이다. 회사에 젊음을 바친 직원들이 퇴직 후에도 안정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 계열사들의 자사주를 출연해 연금을 조성하거나 운용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에코프로 관계자는 "창업주의 경영 철학이 성장의 과실을 임직원들과 나눈다는 것"이라며 "전직원 해외연수 프로그램 진행과 임직원 대상 양도제한 조건부 주식(RSU) 도입 등처럼 앞으로도 직원을 위한 복지를 통해 상생 가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