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티몬·위메프 정산 지연 피해 눈덩이… 당장 공정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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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3. 오후 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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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상거래 업체 티몬과 위메프의 입점 판매자(셀러) 정산 지연 사태가 이어지면서 판매자와 소비자 피해가 커지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는 G마켓 창업자인 구영배씨가 2010년 싱가포르에 설립한 큐텐 그룹의 자회사다. 큐텐 그룹은 티몬과 위메프 외에 큐텐, 위시플러스(wish ), 인터파크 커머스, AK몰 등도 자회사로 두고 있다. 이들 업체도 판매 대금 정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가다간 2021년 환불 중단 사태로 수천억원대 피해를 낸 모바일할인 앱 머지포인트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 정부는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전 하루빨리 사태를 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

하나투어와 노랑풍선 등 주요 여행사들은 지난 22일 티몬과 위메프에서의 여행상품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이들 플랫폼이 판매 대금 정산을 안해준 데 따른 것이다.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는 티몬 및 위메프에 오는 25일까지 밀린 대금을 달라는 내용 증명을 보내 유사시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여행 패키지 상품 외에 숙박이나 항공권 등 단일 상품의 경우 미정산 여파로 이미 판매자의 상품 취소 사례가 발생했다. 티몬도 이날 공지를 통해 "(위메프 사태 이후) 일부 판매자의 판매 중단 등으로 당사 상품 거래에까지 영향을 줘 거래 규모가 일시 감소했다"며 "이 때문에 정산금 지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지난 8일 위메프에서 시작된 정산 지연 사태가 티몬으로 번진 것이다. 정산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티몬과 위메프의 재무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몬의 자본총계는 2022년 기준 마이너스 6386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유동자산은 1309억원인 반면 1년내 갚아야 할 유동부채는 7193억원이었다. 티몬은 지난 4월 마감이었던 감사보고서도 아직 제출하지 않은 상태다. 위메프도 2019년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지난해 유동부채는 3098억원으로 유동자산(617억원)의 다섯배 수준에 달했다.

전자상거래 업체는 판매자와 거래자가 많아 부도가 나거나 문을 닫을 경우 엄청난 피해가 우려된다. 셀러의 판매대금을 자신들이 보관해온 티몬과 위메프는 이제야 대금을 제3의 금융기관에 맡기는 '에스크로' 방식의 정산시스템을 도입한다고 한다. 대금 결제 안전성과 투명성을 위해서라도 진즉 도입했어야 할 제도다. 공정거래위와 금융당국은 당장 소비자피해 주의보를 발령하고, 회계감사를 실시해 피해가 커지는 걸 막아야 한다. 또한 실사를 통해 법에 의무화된 에스크로 서비스를 도입하지 않은 업체들을 가려내 엄벌할 필요가 있다.

위메프 로고.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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