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에 찾아온 호황기인데"… 조선업계, 파업리스크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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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7. 오후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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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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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 노조, 사업장 총파업·피켓 시위

HD현대重 노사, 15차 교섭 진행 중

"피해 최소화, 하계휴가 전 합의 관건"


역대급 수주 호황에 모처럼 실적호조를 기대하고 있던 조선업계에 '노조 리스크'라는 먹구름이 엄습했다.

한화오션 노동조합은 최근 거제사업장에서 경고성 총파업을 벌였으며, HD현대중공업 노조 역시 오는 22일부터 조합원들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 투표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에선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제조 과정에 차질이 생기고 나아가 선사에 납기 지연금을 배상해야 하는 등 적잖은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에 우려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국금속노조 한화오션 경남지부와 대우조선지회, 거제시민단체들은 이날 거제시청 브리핑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거제시민을 우롱하고 노동자 탄압하는 한화오션을 규탄한다"고 주장했다.

대우조선지회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당시 단체협약 승계 약속은 없고 단체협약 개악 조항을 들이밀며 교섭 석상에 의도적 불참하는 등 노조와 현장을 우롱한다"며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은 노조 작업중지권을 내놓으면 준다는 등 노조 무력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고 밝혔다.

또 한화 자본이 하청노동자 블랙리스트와 저임금 상용직 노동자, 임금체불, 식당 이원화 정책 등 하청노조 탄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거제시민단체도 "대규모 수주를 하는 동종사와 달리 한화오션은 선별적 수주로 특수선 사업 부분 집중 투자를 통해 분할 시도를 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며 "모든 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행태를 즉각 중단하고 인수 당시 약속했던 지역경제 동반성장 계획을 수립·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대우조선지회는 앞서 지난 15일 거제사업장에서 임단협 요구 이행을 촉구하는 경고 총파업을 진행했다. 또 서울 종로구 가회동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자택 앞과 한화그룹 본사 앞에서도 피켓·1인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요구 조건을 쟁취하기 전까지 파업을 전개한다고 예고했다.

HD현대중공업 노사의 '임단협 난항'도 지속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4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이날 오후까지 15차 교섭을 진행 중이다.

HD현대중공업 노조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쟁의행위(파업) 찬반 투표에 나설 계획으로 해당 투표에서 조합원들이 과반수 이상 찬성표를 던지면 노조는 총파업에 나설 수 있게 된다.

노조는 투표에 앞서 오는 18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 신청을 한 뒤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쟁의 발생을 결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과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치면 쟁의권을 확보하게 된다.

두 조선사의 노사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업계에선 하계휴가가 시작되는 7월말 8월초까지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 지어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파업이 본격화 할 경우 선박 제조가 늦어지고 선사에 납기 지연금을 배상해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매년 노조의 요구가 거세지며 임단협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반복돼 오고 있다"면서도 "특히 올초부터 조선업 호황에 따른 임금 인상 규모가 쟁점이 될 것으로 꼽혀 온 만큼 노조리스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양측이 빠른 합의에 나서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한화오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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