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상현 후보는 이날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토론회에서 한 후보가 문자 메시지 논란에 매번 입장을 바꾸고 있다며 "특수부 검사 출신이지 않느냐. 검사는 피의자가 그 정도로 말을 바꾸면 바로 영장을 때린다"고 말했다. 이어 "전당대회가 문자 논란으로 궤도 이탈하는 것을 막으려면 '어리석었다'는 한 마디 사과는 하고 넘어 가는 게 옳지 않나"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한 후보는 일관성 있게 말해왔다고 맞받았다. 한 후보는 "말을 바꿨다는 건 거짓말"이라면서 "여러 통로로 김 여사에게 사과할 의사가 없다는 걸 전달받았던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또 "만약 사적으로 답변을 했다면 그 답변이 공개되는 악몽 같은 상황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윤 후보가) 만일 당 대표가 된다면 김 여사와 당무를 텔레그램으로 논의할 건가"라고 반문했다.
나경원 후보도 "(한 후보는) 사과의 뜻이 없는 것으로 봤다고 했는데 공개된 김 여사의 문자를 보면 사과의 뜻을 명백히 밝힌 것으로 보인다"며 "공적, 사적을 떠나 당사자 이야기를 듣지 않고 소통을 단절한 행위는 정치적으로 미숙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후보는 "김 여사에게 사과의 뜻이 없다는 확실한 뜻을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한 상태였기 때문에 사적인 연락에 답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분란의 소지가 될 수 있다고 봤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그러면서 "대통령실 자체가 사과하지 않겠다는 입장이 명확했다. 그러니까 저에 대한 초유의 사퇴요구까지 이어졌던 것"이라고 부연했다.
특히 한 후보는 계속된 공세에 "같은 상황이 와도 똑같이 했을 것"이라면서 "다른 세 후보들은 당시 김 여사에게 사과 요구를 했었나"라고 반격하기도 했다.
다만 후보들은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면 총선 결과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데는 뜻을 같이 했다. 이들은 총선 때 김 여사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면 총선 결과가 달랐겠느냐'는 질문에 모두 'O' 팻말을 선택했다.
한 후보는 "지난 총선 민심 심판은 여러 가지 사안에서 부응하지 못한 게 뭉쳐진 것이고 그중 하나가 이 사안이었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김 여사에게) 사과를 요구하고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았다고 한 점을 상기시킨 바 있다"고 했다.
윤 후보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김 여사가 대선 투표일 3개월 전에 허위학력 논란으로 사과한 바 있다. (이번에도) 김 여사는 충분히 사과할 의향이 있었고 사과가 이뤄졌다면 이종섭 전 국방부장관의 호주대사 임명이나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의 문제도 사과 모드로 갔을 것이고 총선 결과가 달라졌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나 후보 역시 "지난 총선 당시 현장에 있던 후보들이 간절히 원했던 한마디가 김 여사의 사과"라며 "1월에 있었던 문자 이야기가 지금 나오니까 다 허탈할 것"이라고 했다.
문자 공개 이후 줄곧 공세에 나섰던 원희룡 후보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에서 자제하라는 지적에 따르겠다며 김 여사 의혹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도 "국민은 우리가 뽑은 권력이 국민을 이기려 드는 것을 싫어한다. 그동안 잘했든 못했든 겸허하게 다가갔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