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서 2.4조 담은 外人… 삼전만 2.7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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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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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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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에 역대 최고 규모의 자금을 넣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특정 종목에만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등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섰지만, 여전히 일부 종목에만 투자가 집중되는 등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외국인 투자자는 국내 주식을 2조418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로 순매수 규모는 2조7863억원으로 전체 순매수 규모보다 삼성전자 한 종목의 순매수 금액이 더 컸다.

삼성전자 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종목은 삼성전자 우선주였고, 이어 삼성전기, 삼성바이오로직스, 두산에너빌리티, HLB 순이었다. 다만 해당 종목들의 순매수 규모는 800억~1500억원 수준에 불과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를 3조원 넘게 사들인 반면 순매수 규모 상위 2위인 삼성전기 순매수 규모는 이에 20분의 1도 되지 않았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에서 9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특정 종목에 투자가 집중되는 '쏠림' 현상은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기 기준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과 2위 종목간의 격차는 지난해 상반기 이후 다소 줄어드는 추세였다.

작년 상반기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12조원 넘게 사들인 반면 2위 SK하이닉스 주식의 순매수 규모는 1조5000억원에 불과했다. 당시 외국인 순매수 규모가 1조원이 넘는 종목도 현대차와 SK하이닉스, 삼성전자 3개에 불과하는 등 쏠림 현상이 극심했다.

외국인의 투자가 특정 종목에만 집중된다는 것은 국내 증시 전반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고, 다른 기업의 밸류를 낮게 평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결국 코리아 디스카운트로 직결된다.

지난해 하반기 외국인 투자자가 순매수 규모 1·2위인 삼성전자와 에코프로를 각각 4조6000억원, 2조1000억원어치 사들이며 쏠림 현상이 다소 완화됐다. 3위 SK하이닉스 주식도 1조원 넘게 순매수했다.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외국인이 국내 주식시장에 가장 많이 투자한 올해 상반기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각각 8조원, 3조8000억원어치 사들였다. 순매수 규모가 1조원 이상인 종목도 7개까지 늘어났다.

특히 올해 상반기는 정부가 밸류업 프로그램을 본격화하며 금융주와, 게임주, 방산주 등 다양한 종목들이 순매수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달 들어 다시 쏠림 현상이 심화되며 밸류업 프로그램의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밸류업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금융주에서는 오히려 자금을 뺐다. 이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신하지주 주식을 440억원어치 순매도했고, 하나금융지주와 KB금융도 각각 100억원 이상 순매도했다.

증권가에서는 원화가치가 하락해 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중장기적으로 국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 유리하고, 글로벌 반도체 시장 성장과 함께하는 산업을 보유한 몇 안되는 나라인 만큼 올 하반기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하반기에도 시가총액 상위 업종에 투자가 집중되는 현상은 이어질 것으로 봤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이 꺾이지 않고 있고 글로벌 경기도 순환적 회복의 초입인 만큼 외국인 중심의 수급 구조는 그대로 이어질 것"이라며 "이를 통해 코스피도 우상향 기조를 이어가겠지만 외국인 매수가 시가총액 상위 업종에 집중되는 현상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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