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9일 "수수료를 포함해서 요금제 개편을 전면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배민은 주문 중개뿐만 아니라 배달까지 직접 맡는 '알뜰배달'과 '한집배달'에서 6.8% 정률 중개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업주는 배달요금을 부담하는 것과 별도로 배민에 주문 중개 이용료로 음식값의 6.8%(부가세 포함 7.48%)를 내야 한다.
요금제 개편과 관련해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의 경쟁상황과 관련해 여러 대응방안을 검토 중이며 여기에는 요금제 개편, 앱화면 개편 등이 포함돼 있다"면서 "요금제는 시장에서 통용되는 수준을 고려해 올라가는 부분도 있고, 내려가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요금제의 윤곽이 확실하게 잡히지 않은 상태"라며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고 외식업주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개편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무료배달 중심으로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음식배달앱 시장에서 배민이 받고 있는 경쟁력 강화에 대한 압박이 외식업주 부담으로 전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앱 시장은 쿠팡이츠가 촉발한 무료배달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최근 '배민클럽' 멤버십을 내놓기 전까지 유료멤버십도 없고, 중개이용료도 타사 대비 낮은 수준으로 책정돼 있는 배민의 경우, 2위 쿠팡이츠의 맹추격으로 인한 수익성 강화 압박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민 배달 수수료는 경쟁사인 쿠팡이츠(9.8%), 요기요(12.5%)보다 낮다. 업계 최저는 hy(옛 한국야쿠르트) '노크'가 책정한 수수료로 5.8%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에선 배민의 모기업인 DH가 처한 상황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DH는 유럽연합(EU)에서 반독점 관련 벌금 4억유로(약 6000억원) 이상을 부과받을 수 있다고 지난 7일 밝힌 상황이다. 이로 인해 장중 주가가 17% 급락하기도 했다. DH는 배민 인수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배당금으로 4000억원 넘는 돈을 챙겼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3조4155억원으로 전년(2조9471억원)보다 15.9% 늘었다. 영업이익은 6998억원으로 전년(4241억원) 대비 65%나 증가했다.
한 외식업 사업주는 "번 돈의 10분의 1이 배달앱 수수료로 나가고 있어 (배달앱 플랫폼에)수수료 인하를 요구해 왔는데, 내리기는 커녕 또 올리겠다는 건 식당들 다 죽으라는 얘기나 다름없다"라며 "플랫폼이 돈 버는 동안, 식당 사장들은 수수료 부담 때문에 더 힘들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정부는 플랫폼 사업자와 외식업, 관계부처, 전문가로 구성된 협의체를 이달 중 가동해 연내 상생협력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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