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300km `춘천-원주-성남` 택시 뺑뺑이…결국 돈 안내고 튄 5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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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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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객, 기사에게 "75만원 빌려달라"

현금 뭉치 보여주며 기사 안심시키기까지


한 손님이 택시를 탄 뒤 7시간 동안 300km거리를 뺑뺑이 돌게 한 후 요금을 내지 않고 도주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지난 8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30년 택시 운전 경력의 제보자 A 씨는 지난 3일 강원 남춘천역 인근에 남성 B(50대) 씨를 차에 태웠다.

목발을 짚고 있던 B 씨의 첫 번째 목적지는 한림대 성신병원 주변 먹자골목으로 탑승 장소에서 10여분 떨어진 곳이었다. 도착 후 내린 B씨는 잠시 뒤 다시 타서 "급히 필요한 물건을 사야 한다"며 "춘천-원주 왕복비용으로 20만원을 주겠다"고 했다.

1시간 정도 지나 도착한 원주에서 B씨는 "물건이 원주에 없다"며 이번엔 "경기 성남으로 가달라"고 말했다.

B 씨는 170km를 달려 성남에 도착한 A 씨에게 "물건 살 돈이 부족하다"며 갑자기 현금 75만원을 빌려달라고 말했다. A씨가 거절하자 "아까 준 택시비 20만원에 5만원을 더해 빌려달라"고 했다.

A 씨는 결국 자기 돈 5만원을 더해 총 25만원을 B 씨에게 건냈다. B 씨는 "춘천으로 돌아가는 택시비를 포함해 50만원을 갚겠다"며 성남의 한 건물로 들어갔다.

그러나 B 씨는 건물로 들어간 후 다시 돌아오지 않았고 전화를 받지도 않았다. A씨가 건물 내부로 들어가 보니 B 씨가 후문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여 경찰에 신고했다.

A 씨에 따르면 B 씨가 차에서 전화번호와 주소도 공유했고, 아내와 자식 이야기 등 사적인 이야기를 했다. 또 B 씨가 가방에 있던 200만원가량의 현금 뭉치도 보여줬기 때문에 A 씨는 먹튀를 의심하지 않았다.

A 씨는 "하루 동안 7시간, 무려 300㎞를 달렸는데 사기를 당했다. 허탈함과 배신감, 상실감에 춘천으로 오는 길이 너무나 힘들었다"며 "30년간 택시를 하며 먹튀를 많이 당했지만 이런 일은 또 처음"이라고 심경을 밝혔다.

김동원인턴기자 [email protected]

택시*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아이클릭아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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