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삼노 파업 7700명 이상 참여… 반도체 생산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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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7. 오후 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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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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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짝실적 불구 8일 결의대회

내부 혼란 속 부정적 기류도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이 8일 나서는 총파업에 7700여명의 조합원이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나타나 반도체 생산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국내 직원 수만 12만명이 넘는 점을 고려했을 때 파장이 크진 않지만, 전삼노가 생산 차질을 일으키겠다며 공개적인 압박을 가했다는 점이 부담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사업에서 내부 쇄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만큼, 회사의 성장 동략을 잃게하는 요인이라는 지적이 회사 안팎에서 나온다.

7일 전삼노가 운영하는 자체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내용에 따르면, 이번 총파업 관련 설문조사에 참여한 조합원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7700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설문조사가 파업 참여 여부를 묻는 것을 감안하면, 참여 의사를 밝힌 조합원으로 해석된다. 전삼노는 당초 5000명 참여를 유의미한 숫자로 봤으며, 파업 참여 규모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커질 수 있다.

조합원도 파업 기자회견을 가진 지난 5월 29일(2만8000여명)보다 늘어나 현재 3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조합원 수는 8일 공개할 예정이다.

전삼노는 지난 2일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생산 차질로 회사에 피해를 끼쳐 우리의 목소리를 명확히 내겠다"며 "이번 총파업은 1차 지침으로, 이후에도 사측 입장이 없다면 2차, 3차, 4차로 이어가겠다"고 주장했다.

회사 내부에서는 삼성 전체 직원 규모에 비하면 파업 참여자 수가 많지 않아 실질절인 생산 차질 피해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말 사업보고서 기준 삼성전자의 전체 직원 수는 12만4000여명, 이 중 DS(반도체) 부문은 7만4000여명으로 예상 파업 참여자 규모는 10% 안팎에 불과하다.

내부에서도 전삼노의 파업 움직임에 부정적인 기류가 흐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특히 총파업 선언 당시 2024년 기본인상률을 거부한 855명에 대한 더 높은 인상률을 적용해달라며 무임금·무노동 파업을 제시했지만, 하루 만에 '전체 조합원 대상 임금인상률 확대'와 '파업으로 발생될 임금 손실 보장'으로 입장을 바꾸는 혼란을 주기도 했다.

조합원 내부에서도 '그래도 파업하면 임금손실 나는 것 아니냐' '현업 복귀 후 동료들의 비난' '추후 인사 불이익' 등에 대한 우려도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올 2분기 '깜짝 실적'을 내면서 DS 부문에 올 상반기 최대 75%의 성과급을 책정한 것도 파업 동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아울러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으로 선임하는 원포인트 인사와 함께 내부 쇄신에 나서고 있는 점과, 엔비디아와 HBM 품질테스트를 진행 중인 상황도 파업을 비판적으로 보게 하는 요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는 와중에 일부 노조원들만 임금을 올려달라는 전삼노의 파업이 조직 여론을 움직일 수 있는지 미지수라는 의견이 나온다.

삼성 5개 계열사 노조를 아우르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은 전삼노의 파업 발표와 "협상 과정에서 삼성 제품 불매운동, 국내외에서 이재용 회장을 비방하는 등 삼성의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행위는 결코 올바른 방향이 아니다"라고 규탄한 바 있다. 초기업노조의 조합원 수는 1만9500여명으로 추산된다.

전삼노는 8일 화성사업장에서 결의대회를 갖고 10일까지 3일간 총파업에 들어가기로 했다. 전삼노는 전체 조합원에 대한 임금인상과 함께, 현재 성과급 지급 기준으로 삼고 있는 'EVA(경제적 부가가치)'의 기준이 모호하다며 영업이익을 기준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지난 5월29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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