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참사로 일가족 9명이 숨진 가운데, 집에 홀로 남은 반려견을 동물보호단체에서 당분간 돌보기로 했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1일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마을 도착과 동시에 마을회관 밖에서 조용히 앉아 가족들을 기다리는 것 같은 모습의 ‘푸딩’을 만났다”며 “케어를 보자마자 반갑게 달려오는 모습이 영락없이 가족을 기다렸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푸딩이 보호자 없이 마을을 배회하는 상태가 위험하다고 판단해 구조했다”며 “장례식장에 계신 유가족분들과 통화해 적절한 보호자가 나타날 때까지 케어가 푸딩을 보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케어가 찾아간 곳은 전남 영광군 군남면에 위치한 마을로 제주항공 참사로 숨진 일가족 9명 가운데 4명이 살았던 곳이다. 이들은 이달 팔순을 앞둔 ㄱ씨와 함께 타이 방콕으로 여행을 갔다가 참변을 당했다. 푸딩은 ㄱ씨 집에서 기르던 반려견으로 참사 이후 연신 집과 마을회관을 오가며 마을로 들어오는 차량과 버스를 바라봤다고 한다.
ㄱ씨는 탑승자 중 최고령이다. ㄱ씨의 딸 ㄴ씨도 정보화 마을로 지정된 이곳에서 사무장 일을 하며 노인 애로사항을 확인하고 일일이 도와줬다고 한다. 피해자 중에는 ㄴ씨의 딸 ㄷ양도 있었다. 이 마을에 사는 주민은 ㄷ양에 대해 “내년에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인데, 이 동네 유일한 아이였다. 그래서 마을 주민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다”며 “집 강아지와 마을을 다니는 게 눈에 선하다”고 했다.
누리꾼들은 푸딩을 구조했다는 소식에 “안타까운 사고로 일순간에 가족을 잃은 푸딩이가 좋은 가족을 만날 수 있길 바란다”, “푸딩아, 가족들은 널 버린 게 아니라는 걸 알아줘. 먼 훗날 꼭 다시 만날 거야”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