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 피의자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직전 북한을 자극하려 한 사실이 알려지자, 백령도 주민들은 “나중에야 알았지만, 정말 섬뜩했다”고 혀를 찼다. 백령도는 북한 오물 풍선 드론 격추, 평양 드론 대북전단 살포 작전 등의 배경으로 꼽히는 곳이다.
특히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수첩에 ‘북방한계선(NLL)에서 북 공격 유도’, ‘백령도 작전’ 등의 메모가 적혀 있다는 언론 보도도 나왔다. 백령도 작전은 주요 정치인 등을 체포해 백령도로 보내는 과정에서 북한 포격을 유도해 사살한다는 작전으로 추정되고 있다.
백령도 사곶해변 인근에서 양식업을 하는 장아무개(40대)씨는 2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백령도 작전’에 대해 “정말 정신 나간 소리 같았다”고 말했다. “백령도는 종종 K-9 훈련이 이뤄지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군사작전에 노출이 많이 돼 위기에 내성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 실제 작전들이 이뤄지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듣지 못한다. 나중에 보도 등을 보고 알았을 때 배신감이 더 컸다”고 했다. 박아무개(50)씨도 “정말 무서운 계획”이라며 “주민들이 대놓고 두려움을 표하진 않지만, 개인적으로 만나보면 전쟁 공포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연평도 주민들도 마찬가지 반응이다. 박태원(65)씨는 “백령도에서 뭔가 일이 일어날 것 같다고 올가을 들어 많이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백령도에 사는 친구 집 근처에 군부대 드론 활주로 같은 게 있는데, 10∼11월 드론이 계속 이륙하거나 시동이 걸려 있었다고 한다. 군부대는 정찰 임무라고 했다는데 믿을 수 없는 거 아니냐”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올해부터 서북도서에서 해병대가 해상사격 훈련을 한 것에 대해서도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북한은 과거 연평도 해병대의 K-9 자주포 해상사격에 반발해, 연평도를 포격한 바 있다. 서북도서의 해상사격 훈련은 2019년 9월 9·19 남북 군사합의로 중단됐다. 그러나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 등에 대응해 윤석열 정부가 이 합의 효력을 정지하면서 지난 6월부터 재개됐다. 이에 올해 서북도서에서는 네번의 해상사격 훈련이 진행됐다.
박씨는 “훈련을 하면 소리가 엄청 커 주민들이 정말 다 놀란다. 북한을 자극하지 말아달라고 정부 등에 계속 요구했다”며 “내년에 또 어떻게 훈련을 할지 지켜봐야 하지만, 두려움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평화와 연대를 위한 접경지역 주민·종교·시민사회 연석회의와 자주통일평화연대,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은 지난 26일 서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대통령),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여인형(국군방첩사령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4명을 외환죄(형법 제99조 일반이적죄)로 국수본에 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