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계획은 투자자의 마음을 돌릴 수 있을까.
삼성전자가 최근 금융당국에 밸류업 공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의 원인으로 수익성 부진이 꼽히는 만큼, 설득력 있는 수익성 개선 방안을 내놓을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삼성전자 재무제표와 증권가 전망치를 종합하면, 올해 삼성전자의 자본이익률(ROE)은 9% 안팎에 그칠 전망이다. 최근 10년 평균 자본이익률은 지난해 13.3%에서 올해 12%대로 떨어질 것으로 추산된다. 인공지능(AI)발 훈풍이 분 올해에도 2018년(17.4%) 뒤로 계속된 하락세를 끊어내지 못하게 된 셈이다. 자본이익률은 회사가 주어진 자본을 토대로 얼마큼의 이익을 냈는지 보는 척도다. 경영 효율성을 한눈에 볼 수 있어 투자자들이 중요시한다.
밸류업 공시를 앞둔 삼성으로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처지가 됐다. 밸류업을 가로막는 핵심 장벽으로 저조한 자본이익률이 거론되고 있는 탓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밸류업 지원방안을 발표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주식 저평가)의 주된 원인으로 낮은 자본이익률을 지목하고, 밸류업 공시에 자본이익률 목표치와 구체적 개선 계획을 담으라고 권고한 바 있다. 기업이 쌓아둔 자본으로 충분한 이익을 내지 못해 시장의 평가도 박해졌다는 진단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최근 자본이익률은 기준선을 밑돌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높다. 투자자는 주식을 살 때 예금이나 국채에 비해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해당 기업에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데, 이를 기업 입장에서 자본비용(COE)이라 한다. 자본을 조달하는 데 이론적으로 그만큼의 비용이 든다는 뜻이다. 회사의 자본이익률이 자본비용보다 낮을 경우 이는 자본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않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때문에 자본비용은 통상 자본이익률의 하한선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의 최근 자본비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으나 10% 안팎으로 추정된다.
결국 삼성의 밸류업 공시가 성공하려면 수익성을 끌어올릴 구체적인 계획을 내놔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저조한 자본이익률의 이면에는 반도체 사업 위기와 자본 운영 전략을 비롯한 복합적 요인이 있는 만큼 이를 풀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삼성전자는 자사주 10조원어치 매입 계획을 발표하고도 ‘반도체 위기’ 우려가 계속되면서 ‘5만전자’를 벗어나지 못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