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외교 차관들이 워싱턴에서 만나 비상계엄 사태로 연기됐던 외교·안보 일정을 재개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외교부가 밝혔다.
외교부는 23일(현지시각)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부장관이 회담하고 “향후 한·미 고위급 교류 일정을 협의했으며, 그간 연기된 주요 한·미 외교·안보 일정을 완전히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미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회담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또 김 차관과 캠벨 부장관이 한·미 동맹, 한·미·일 협력, 북한 문제, 북한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캠벨 부장관이 미국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리더십과 한국 민주주의의 복원력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히면서 한·미 동맹 지지와 철통같은 방위 공약은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전했다. 또 두 사람이 “북한이 현 상황을 오판해 다양한 도발을 할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며 연합 방위 태세를 굳건히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캠벨 부장관은 회담 전 머리발언에서 “한국에 대한 강한 신뢰, 한국의 민주주의와 헌법에 대한 깊은 믿음을 강조하고 싶다”며 “우리는 도전적 시기에 한국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로의 정권 이양이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열렸다. 비상계엄 사태 이후 한·미의 고위급 소통 재개를 보여주는 계기이기는 하지만 실질적 의미는 크지 않아 보인다. 김 차관은 이번 방미에서 트럼프 쪽을 접촉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김 차관이 한·미 동맹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의 중요성을 차기 행정부에도 잘 전해달라고 캠벨 부장관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