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봐주기 부실 수사’ 논란이 일고 있는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이 항고 절차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검찰이 이의제기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어 특검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4년 전 김 여사와 어머니 최은순씨를 고발한 황희석 변호사는 항고 신청을 예고했다. 항고는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고소·고발인이 상급기관인 고등검찰청에 기소를 요청하는 제도다.
황 변호사는 20일 한겨레에 “검찰의 불기소이유서를 확인한 뒤 서울고검에 항고할 예정”이라며 “이 사건을 수사한 검사들을 직무유기 혐의 등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고발하고, 대검에 직무감찰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이 불기소 처분한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사건도 항고 절차가 진행 중이다. 이 사건 고발인인 백은종 서울의소리 대표는 지난 7일 검찰 처분에 불복해 검찰에 항고장을 제출했고, 서울고검은 지난 18일 이 사건을 형사부에 배당했다.
서울고검은 김 여사와 관련된 2가지 사건의 불기소 처분 적정성을 따질 예정이지만, 윤석열 대통령이 장악하고 있는 검찰 조직 안에서 수사팀의 처분을 번복해 재기수사 결정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
항고에 불복해 대검찰청으로 올라가는 재항고도 마찬가지다. 법원이 불기소 처분의 적정성을 판단할 수 있는 재정신청 제도는 고발 사건의 경우 직권남용·불법체포 등 공무원 직무 관련 일부 범죄에만 운용된다. 검찰의 ‘김 여사 불기소’ 처분이 적정했는지 검찰만이 따질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김 여사 불기소 처분이 단순히 수사 검사의 판단이라기보단 검찰 차원의 결정이기 때문에 (항고로) 재기수사 명령이 내려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국민적 의혹이 여전하고 (주가 조작 사건의 공범 등) 관련 사건에서도 (김 여사의) 혐의를 인정할 만한 판단이 나온 상황이라 특검밖에 답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