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에 왔는데 발 디딜 틈이 없더라고요. 사람들로 가득해서 걷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5일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경기 파주시에서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을 찾았다는 박혜민(21)씨는 돗자리를 펼 수 있는 잔디밭 구역이 다 차 한강 다리 밑 노상에 겨우 자리를 잡았다고 했다. 김씨는 “사람이 많아 불편하긴 하지만 주변에 경찰도 많고 관리는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오늘 불꽃축제가 20주년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스케일이 클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4시께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은 입구에서부터 등에 돗자리를 메고 주변을 둘러보는 시민, 손에 치킨과 맥주를 든 시민, 배달 음식을 받으러 나온 시민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잔디밭에 수백개의 돗자리가 다닥다닥 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 한 시민은 “돗자리 펼 곳도 없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특히 올해는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불꽃축제에 더해 서울시가 주최하는 ‘서울라이트 한강 빛섬축제’가 함께 열리면서, 곳곳이 축제를 즐기려는 시민과 빛섬축제 조형물 등으로 한층 빼곡한 모습이었다. 한 쪽에선 “집에는 어떻게 가야 할지 모르겠다”며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려왔고, 또 다른 시민은 흩어진 일행을 찾지 못해 “다시 여의나루역으로 걸어갈 테니 그곳에서 만나자”며 전화를 하기도 했다.
다만 시민들은 곳곳에 보이는 경찰과 안전요원들로 걱정을 한시름 덜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경기 부천에서 왔다는 이강아(41)씨는 “이태원참사 이후로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곳에 대한 불안이 있었는데 곳곳에서 안전요원들이 관리를 해주고 있어서 생각보다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매년 아내와 함께 불꽃축제를 보러 오고 있다는 김근호(56)씨도 “축제가 끝나고는 지하철을 아예 탈 수 없을 것 같아서 차를 대놓은 영등포시장까지 쭉 걸어갈 예정”이라면서 “그래도 전보다 간이화장실도 많이 생기고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축제 현장에는 약 10미터 간격으로 경찰이 배치됐고 통행 구역 곳곳에서 봉사자들과 시청 관계자들이 안내를 진행했다. 앞서 서울시는 이날 주최사인 한화를 비롯해 소방재난본부, 영등포·용산구, 서울경찰청 등 유관 기관과 협력해 행사장에 ‘종합안전본부’를 설치하고 지난해 대비 안전 인력을 28% 증원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107만명의 인파가 여의도 한강공원에 몰릴 거로 보고 경찰서 인력 558명, 기동대 1380명, 기동순찰대 160명 등 2417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불꽃축제로 이날 오후 2시부터 밤 10시 사이 여의도 한강공원 주변 ‘여의동로(마포대교 남단∼63빌딩 앞)’가 전면 통제돼 차량은 모두 우회 운행했다. 오후 6시부터는 서울 지하철 5호선도 여의나루역을 무정차 통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