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고 오겠다’ 허리케인 중계하던 기상캐스터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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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9.29. 오전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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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실제 상황입니다. 저 여성을 도울 방법이 없는지 잠시만 살펴보고 돌아오겠습니다.”

27일(현지시각) 미국 폭스뉴스 기상 캐스터인 밥 반 딜런은 이 말을 남긴 채 생중계 화면에서 사라졌다. 허리케인 헬린이 덮친 조지아주 애틀랜타 지역의 피해 소식을 현장에서 전하던 중이었다.

폭스뉴스 유튜브 영상 갈무리

그가 중계하는 지점에서 머지않은 곳에는 창문 중간까지 물에 잠긴 흰색 승용차가 있었다. 차 안에서는 구조를 요청하는 한 여성의 비명이 쉬지 않고 들려왔다. 생방송 중임에도 “구조대가 오고 있다, 조금만 기다리라”며 여러 차례 여성을 안심시켰던 딜런은 구조 요청이 계속되자 결국 귀에 꼽고 있던 인이어 이어폰을 빼고 여성을 구하러 나섰다. 이후 카메라에는 딜런이 여성을 차에서 끌어내린 뒤 자신의 등에 업고 가슴까지 오는 물살을 헤치며 걸어 나오는 장면이 담겼다.

미국의 ‘영웅’으로 부상한 딜런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폭우로 인한 급류 구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구조대는 5분, 10분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며 생방송 중 구조에 나설 수밖에 없던 이유를 밝혔다고 시엔엔(CNN) 등 외신은 이날 전했다.

27일(현지시각) 허리케인 헬린이 덮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수해 현장. EPA 연합뉴스

긴박했던 구조 상황도 설명했다. 딜런은 “일단 바지에서 지갑을 꺼낸 뒤 가슴팍까지 차오른 물속으로 들어갔다”며 “차는 여전히 고립돼 있었고, 차 안으로는 운전자 여성의 목까지 물이 차올랐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이어 “여성에게 안전벨트를 풀고, 핸드폰과 가방을 (자신에게) 건네 달라고 한 뒤 그녀를 들쳐 업고 (물길을 헤치며) 걸어 나왔다”고 설명했다. 급류와 수온 등을 걱정했으나 모두 양호한 상태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딜런은 “안전지대까지 걸어 나온 뒤 20여 분 뒤 구조대가 도착했고, 우리 둘 다 괜찮은 걸 확인하고 구조대는 현장을 떠났다”고 했다.

딜런은 구조 직후 추위와 공포에 몸을 떨고 있던 이 여성에게 자신의 셔츠를 건네주었다고 한다. 이 여성은 시엔엔에 “딜런이 (자신이 건넸던) 셔츠를 가지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동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헬린으로 홍수·산사태·강풍 등 재해가 발생해 28일 오후까지 최소 55명이 사망했다고 미국 언론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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