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청와대’는 없다?…윤 정부, 리모델링 예산만 114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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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9.03. 오후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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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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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관리 예산, 개방 뒤 4배 넘게 뛰어
청와대 전경. 김봉규 선임기자 [email protected]

정부가 청와대 관리·운영과 리모델링을 위해 책정한 내년도 예산이 400억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대통령 집무실로 쓰였던 청와대 건물들을 관광시설로 리모델링하는 데만 1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편성됐다. 야당에서는 차기 정부에서 청와대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는데도 정부가 과도한 예산을 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사업설명자료를 보면, 문체부는 내년도 청와대 복합문화예술공간 조성 사업비로 417억2400만원을 편성했다. 청와대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전면 개방되면서 운영 및 시설 유지 등에 쓰이는 예산으로 전년도(300억2400만원)에 견줘 38% 증가한 액수다.

예산이 큰 폭으로 늘어난 배경에는 ‘청와대 리모델링 비용 증가’가 있다. 올해 45억원이었던 청와대 리모델링 예산은 내년도 113억8700만원으로 2배 넘게 뛰었다. 청와대 리모델링은 청와대를 복합문화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해 편의시설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며, 예산 대부분은 공사비(111억8700만원)로 지출된다.

정부의 구체적인 리모델링 계획을 보면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민정수석실과 정책실장실이 있던 여민2관은 도서관과 카페 등 다목적 휴게시설로, 국민소통수석실과 국가안보실이 배치됐던 여민3관은 공연 관련 부대시설 등으로 바뀐다. 기자실과 브리핑실이 있었던 춘추관에는 전시실과 다목적실이 들어서고, 경호동도 업무용으로 구조를 변경한다. 정부는 내년 12월까지 공사를 끝마친다는 방침이다.

야당은 정부가 청와대에 지나치게 많은 예산을 쓰고 있다고 지적한다. 차기 정부에서 청와대가 다시 대통령 집무실로 쓰일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와대 관련 예산은 증가 추세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3회계연도 결산 위원회별 분석’ 보고서를 보면, 개방 첫해(2022년) 96억7000만원(8개월분)이었던 예산은 235억1200만원(2023년)→300억2400만원(2024년)→417억2400만원(2025년)까지 늘어났다.

다만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에서 ‘청와대에 돈 많이 쓰지 말라. 다음 대통령이 (시설을) 복구해서 다시 들어간다고 하면 어떡하려고 그러느냐’는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지적에 “글쎄요. 다시 들어갈 수 있을까요”라며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윤덕 의원은 “청와대가 가지고 있는 역사성 등을 감안할 때 다음 정부에서도 사용할 수 있어 (리모델링) 예산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대통령실 졸속 이전으로 인해 쓰지 않아도 될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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