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에 심장 내준 58살 환경미화원, 4명 살리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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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8.19. 오후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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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 휜 장애 안고 평생 베푸는 삶
2023년 12월8일 경기 안산시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양쪽)을 기증한 김연화(58)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어린 시절 교통사고를 당해 허리가 휘는 장애를 갖고도 환경미화원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삶을 꾸려가던 50대 여성이 세상을 떠나며 4명의 생명을 살렸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기증원)은 지난해 12월8일 경기 안산시 고려대학교 안산병원에서 김연화(58)씨가 뇌사 장기기증으로 심장, 간장, 신장(양쪽)을 기증했다고 19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1월28일 갑작스러운 심정지로 쓰러져 급히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뇌사 상태에 빠졌다.

김씨는 쓰러지기 10개월 전인 지난해 1월 가족과 함께 장기기증 희망 등록을 했다. 기증원의 설명을 들어보면 김씨는 장기기증 관련 내용이 담긴 티브이엔(tVN)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tvN)과 언론 기사 등을 접한 뒤 장기 기증을 결심했다. 등록 당시 김씨는 가족들에게 “삶의 끝에서 누군가를 살리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고, 김씨의 가족들은 이러한 뜻을 이뤄주고자 기증을 결심했다.

강원 양양군에서 1남 2녀 가운데 장녀로 태어난 김씨는 어린 시절 당한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허리가 휘는 장애를 갖고도 마트 직원, 환경미화원 등의 다양한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왔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어느 사람에게든 주저 없이 선의를 베풀었고, 딸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늘 노력하는 엄마였다고 한다.

김씨의 딸 박지희씨는 어머니를 떠나보낸 뒤 8개월 여가 흐른 뒤 기증원 쪽에 “어머니 이름 석 자가 기억되었으면 한다”며 김씨의 삶을 세상에 알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딸 하나만 보고 살았던 우리 엄마. 이제는 하고 싶었던 거! 가보고 싶었던 곳! 엄마가 하고 싶은 거 다 하면서 행복하게 지내. 하늘에서도, 다시 태어난다면 그곳에서도 엄마만의 삶을 살아. 많이 사랑해. 보고 싶어”라며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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