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삼성전자 4세대 HBM은 중국 겨냥 GPU에만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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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4. 오후 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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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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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2.26%↓
삼성전자가 지난 3월 공개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12H) 실물. 연합뉴스

삼성전자의 4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가 세계 최대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퀄테스트)을 통과했지만,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는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는 관련 보도에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에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매출을 내겠다’고 밝혔으나, 실제로 매출을 내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미국 로이터 통신은 24일(현지시각) 이 사안을 잘 아는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4세대 에이치비엠이 (미국의 대중국 제재에 맞춰) 중국 시장을 겨냥해 개발된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인 에이치(H)20에만 사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앞서 올해 초 엔비디아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성능을 낮춘 중국 수출용 반도체인 에이치20을 내놓은 바 있다. 로이터 통신은 삼성전자가 이르면 다음 달부터 4세대 에이치비엠을 엔비디아에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이날 로이터 통신 보도에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품질 검증과 관련한 내용에 대해 (고객사인) 엔비디아가 확인해주지 않는 것을 우리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기존에 밝혀온 대로 5세대 에이치비엠 검증 통과를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5세대 에이치비엠은 아직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사실상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삼성전자의 엔비디아 납품에 관심이 쏠리는 것은 에이치비엠이 인공지능 산업에서 차지하는 상징성 때문이다. 에이치비엠은 주기억장치인 디(D)램을 여러 개 수직으로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높인 제품이다.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해야 하는 생성형 인공지능을 구동하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핵심 부품으로 꼽힌다.

에이치비엠 시장 주도권은 현재 에스케이(SK)하이닉스가 쥐고 있다. 4세대 에이치비엠을 엔비디아에 독점 공급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5세대 에이치비엠도 양산해 엔비디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로서는 패권 경쟁이 가속하는 인공지능 반도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엔비디아 납품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의 5세대 에이치비엠 검증을 통과하고 납품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실적설명회 때 “5세대 에이치비엠 사업화의 경우 고객사 타임라인에 맞춰 순조롭게 진행 중이며 (중략) 이르면 2분기 말부터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으나, 3분기에 접어든 7월에도 여전히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열릴 2분기 실적설명회에서 관련 입장 등을 밝힐 예정이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8만2000원)는 ‘5세대 에이치비엠 검증 불발’ 외신보도에 전날보다 2.26% 내렸으나 에스케이하이닉스(20만8500원)는 1.71% 상승했다. 투자자들이 하이닉스의 에이치비엠 시장 주도권이 좀더 길어질 것으로 봤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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