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 보인다 했더니, 코가 차가우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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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9. 오전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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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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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부위별 온도로 노화·질환 판별 가능
나이 들면 코 온도 내려가고 눈 주위 상승
노화의 정도, 당뇨병이나 고혈압 같은 만성질환 유무에 따라 얼굴 부위별 온도가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체온은 세포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변수 가운데 하나다. 몸속 장기조직의 작동, 단백질의 변성, 효소의 활성 등이 체온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람의 경우 체온 저하는 노화의 한 징표다. 나이가 들면서 심부 체온이 내려간다. 대개 높은 체온은 신진대사가 활발하다는 걸 뜻한다. 심부의 체온은 인체에서 가장 많은 혈액을 공급받는 부위 가운데 하나인 얼굴의 온도에도 영향을 준다. 그러나 사람의 건강 상태 또는 노화 정도와 얼굴 온도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는지는 불확실하다.

중국 과학자들이 얼굴의 온도 변화를 통해 사람의 노화 및 건강 상태를 알아볼 수 있는 길을 열었다.

베이징대가 중심이 된 연구진은 얼굴 부위별 온도가 노화 정도와 당뇨병, 고혈압 같은 다양한 만성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에 발표했다.


당뇨·지방간 있으면 눈 주위 온도 높아져
연구진은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해 21~88살 중국인 2811명의 얼굴 온도 사진을 촬영한 뒤, 이를 데이터로 인공지능을 훈련시켜 사람의 노화 정도를 추정할 수 있는 몇가지 얼굴 온도 유형을 뽑아냈다. 얼굴 피부의 온도는 주변 환경이나 감정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참가자들이 평온한 상태에 있는 동안 20~25도의 실내에서 촬영했다.

분석 결과, 코 부위 온도는 나이가 들면서 얼굴의 다른 부위보다 빠르게 낮아지는 반면, 눈 주변 온도는 나이가 들면서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컨대 코가 따뜻하고 눈 주위는 상대적으로 차갑다면 이 사람의 노화 시계는 느리게 돌아간다는 걸 뜻한다. 코 온도의 경우 여성은 50살 무렵부터, 남성은 60살 무렵부터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진은 이어 실험 참가자의 코, 뺨, 눈 등 얼굴 부위별 온도와 생활 습관, 대사 건강의 관련성을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당뇨병, 지방간 같은 대사 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눈 주위 온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혈압이 높은 사람들은 눈가와 뺨 온도가 더 높았다. 또 고혈압 남성은 코의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6살이 더 많은 건강한 사람의 얼굴과 같은 온도 분포를 보였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의 혈액을 분석한 결과, 눈과 뺨 주변의 온도 상승은 염증과 관련된 세포 활동의 증가 때문이라는 걸 알아냈다.

연구진은 실험참가자들의 얼굴 온도 데이터를 학습한 인공지능 모델 ‘서모페이스’(ThermoFace)를 다른 사람들에게 적용한 결과 사람들의 나이는 오차 범위 5년 이내로, 지방간이나 당뇨병 같은 대사 장애 여부는 80% 이상의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줄넘기 운동의 효과
연구진은 이와 함께 운동을 할 경우 얼굴 온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실험했다.

연구진이 실험을 위해 선택한 운동은 줄넘기다. 줄넘기는 심혈관을 튼튼하게 해주고 칼로리를 효과적으로 소비해주는 전신 운동이다. 연구진은 실험 참가자 23명에게 2주 동안 매일 최소 800번씩 줄넘기를 하도록 했다. 그 결과 실험이 끝날 무렵 줄넘기를 한 사람들의 얼굴 온도 나이가 평균 5년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로 얼굴 온도를 이용해 수면 장애나 심혈관 문제 등 다른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지 알아볼 계획이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볼 때 얼굴 온도가 질병을 조기 진단하는 데 상당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나라의 더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가 축적되면 앞으로 열 화상 데이터가 임상 진료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논문 정보

https://doi.org/10.1016/j.cmet.2024.05
Thermal facial image analyses reveal quantitative hallmarks of aging and metabolic disea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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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 선임기자. 미래의 창을 여는 흥미롭고 유용한 정보 곳간. 오늘 속에서 미래의 씨앗을 찾고, 선호하는 미래를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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