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덮친 200년 만의 극한폭우…5명 사망·2명 실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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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0. 오후 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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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 하구 지역 시간당 100㎜ 집중호우
군산 어청도서 관측 사상 시간당 최대 강수량
고립·매몰·익사 잇따라…열차 운행 중단도
10일 새벽 시간당 100mm가 넘는 극한 호우가 쏟아진 충남 서천군 한산면 단상리의 한 주민이 집 안으로 들이닥친 토사를 퍼내다 주저앉아있다. 연합뉴스

정체전선의 영향으로 9일 밤부터 10일 새벽 사이 중부권에 시간당 100㎜가 넘는 큰비가 내려 충청·영남에서 5명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됐다. 산사태 우려 등으로 일반 열차도 발이 묶였다. 기상청은 군산(시간당 131.7㎜) 등 일부 지역 강수량이 200년에 한번 발생할 법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충남에서는 집중호우로 10일 3명이 숨졌다. 새벽 5시55분쯤 논산의 한 오피스텔 지하 1층 승강기에서 5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 남성이 침수를 피해 차량을 옮기려다 정전으로 멈춘 승강기 안에 고립돼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새벽 3시57분쯤 서천군 비인면에선 산사태로 집이 무너지면서 70대 남성이 숨졌다. 오전 10시48분쯤에는 금산군 진산면에서 60대 여성이 집을 덮친 산사태로 매몰됐다가 숨진 채 발견됐다. 충남은 이날 새벽 6시까지 서천 198.6㎜, 논산 172.9㎜, 부여 171.3㎜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지난 7일부터 누적된 강수량은 논산이 396.8㎜로 가장 많았다. 충북 영동군 심천면에서는 이날 새벽 70대가 실종돼 경찰과 소방 당국이 수색 작업을 벌였다. 충북 옥천군 옥천읍에서도 이날 새벽 70대 남성이 몰던 승용차가 하천으로 추락해 운전자가 숨졌다. 경찰은 이 남성이 축사를 살핀 뒤 둑길에서 승용차 방향을 트는 과정에서 추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남에도 9일 밤부터 10일 새벽 사이 많은 비가 내려 1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10일 아침 8시8분쯤 대구시 북구 조야동 한 배수로에서 60대 남성이 숨진 것을 아내가 발견해 신고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이날 새벽 비가 많이 내리자 집 주변을 둘러보러 나갔다가 불어난 물살에 휩쓸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9일에는 경북 경산시 진량읍 평사리 개천에서 40대 여성이 실종됐다. 경북소방본부는 인력 241명, 장비 34대를 동원해 이 여성을 찾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새벽 2시30분부터 저녁 8시까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대응 수위를 1단계에서 2단계로 올리고, 호우 위기경보 수준도 ‘주의’에서 ‘경계’로 올렸다. 산림청은 이날 새벽 대구·대전·세종·충북·충남·경북·전북 지역의 산사태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상향 발령했다.

코레일(letskorail.com)은 철도 시설물이 침수되고 산사태 우려가 커지자 이날 일부 구간의 일반 열차 운행을 첫차부터 중단했다. 온종일 운행이 중지된 구간은 경부선 대전~동대구, 호남선 서대전~익산, 경북선 전 구간이다. 충북선은 이날 낮 12시부터 운행이 재개됐으며 장항선은 선로 안전점검을 마치는 저녁 6시부터 전 구간에서 운행할 방침이다. 코레일 쪽은 “케이티엑스(KTX)는 정상 운행하고 있으나 극한 호우에 따른 선로 점검 등으로 지연 운행될 수 있다”고 안내했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까지 전북 군산 어청도(146㎜), 군산 내흥동(131.7㎜), 익산 함라(125.5㎜), 충남 서천(111.5㎜), 부여 양화(106㎜) 등 5개 지역에서 시간당 1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렸다고 밝혔다. 군산 어청도의 강수량 146㎜는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 이래 최고치이며 군산(시간당 131.7㎜)을 비롯해 충북 추풍령(60.8㎜), 충남 금산(84.1㎜)에 내린 폭우는 이 지역에서 200년 만에 한번 발생할 법한 집중호우라고 기상청은 덧붙였다. 비는 짧은 소강상태를 보이다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날 오후 전국적으로 비가 그친 뒤 11일은 대체로 흐리다 오후부터 밤 사이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 예보했다. 예상 강수량은 서울·경기내륙, 강원내륙·산지, 대전·세종·충남내륙·충북에서 5~40㎜, 전북내륙과 대구·경북 등에서 5~6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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