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 인도 총리, 러시아 방문…푸틴과 정상회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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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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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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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8일(현지시각) 모스크바 시외의 노보-오가료보에 있는 대통령 관저에서 함께 걷고 있다. EPA 연합뉴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8일(현지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모스크바를 방문했다. 이틀간 머물며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열어 양국간 현안에 대해 협의한다.

러시아 대통령궁인 크렘린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모스크바에 도착한 모디 총리를 모스크바 시외의 노보-오가료보에 있는 관저로 초대했다고 밝혔다.

크렘린이 공개한 영상을 보면, 노타이 차림의 푸틴 대통령은 인도 전통 의상을 입은 모디 총리와 차와 과일 등이 놓인 탁자를 사이에 두고 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관저 정원을 산책하는 등 친밀한 관계를 자랑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모디 총리가 세번째 임기를 시작한 것과 관련해 “인도와 인도 국민의 이익을 위한 결과를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축하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두 정상이 이날 오후 자유로운 의제에 대해 비공식 대화를 나눴으며 다음날인 9일 공식 조찬 모임과 공식 정상회담을 한다고 밝혔다.

모디 총리는 지난달 9일 3연임 취임 후 첫 해외 방문지로 러시아를 찾았다. 두 정상이 대면한 것은 2022년 9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이후 처음이며, 모디 총리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2019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참석 이후 처음이다. 모디 총리는 이날 모스크바 도착 전 성명을 내어 “내 친구 푸틴 대통령과 양자 협력의 모든 측면을 검토하고 여러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대한 시각을 공유하길 기대한다”며 “우리는 평화적이고 안정적인 지역을 위해 긍정적인 역할을 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도는 러시아와 오랜 기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인도는 옛 소련 시절부터 러시아 무기 주요 수입국이었다. 또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이후엔 서방의 제재로 판로를 잃은 러시아산 원유를 싼값에 대량으로 사들이며 경제적으로 크게 밀착하게 됐다. 실제 지난해 두 나라의 무역량은 에너지 교역 증가에 힘입어 전해보다 76%나 늘어난 650억 달러(89조원)에 이르렀다. 인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과 관련해서도 전쟁 중단을 주장하긴 했지만, 러시아의 침략을 비난하는 유엔 결의에는 찬성표를 던지지 않았다.

반면 인도는 미국 등 서방과도 일정 부분 협력하고 있다. 인도는 미국, 일본, 오스트레일리아와 함께 중국을 견제하는 안보협의체 쿼드(Quad)에 참여하고 있다. 인도는 중국과 히말라야 주변 영토를 놓고 분쟁 중이며 인도양에서도 주변 영향력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6월엔 미국을 국빈방문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의회 연설도 했다. 미국 의회 연설은 관례적으로 동맹이나 협력국 정상에게만 허용되어 왔다.

이번 모디의 방러는 지난 5월 푸틴 대통령이 중국을 찾아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 뒤 양국 관계를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끌어올리기로 합의한 뒤 이뤄져 특히 눈길을 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 강화가 중국과 경쟁하는 인도가 우려할 만한 사태 진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도 뉴델리 싱크탱크의 한 전문가는 “전통적으로는 옛 소련, 나중에는 러시아가 우리와 중국의 관계에서 균형추 구실을 했다”며 러시아와 중국의 밀접한 접근이 모디의 방러를 부추겼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모디의 방러는 서방의 러시아 고립 전략에는 타격이 될 수 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 매슈 밀러는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어떤 결의도 우크라이나의 영토적 완결성과 주권과 관련한 유엔 헌장을 존중하는 것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도가 분명히 하도록 촉구한다”며 인도와 러시아의 접근에 경계심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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