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전면 등장 이상한 전당대회…한동훈과 진실 공방 번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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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6. 오후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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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원희룡·윤상현, 한동훈에 사과 촉구
한 “재구성된 문자…실제론 ‘사과 어렵다’ 취지”
“김 여사가 제 허락 받고 사과할 건 아니잖나”
석연찮은 공개 과정…“김건희 전대 개입” 비판도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미래를 위한 약속, 공정 경선 서약식’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왼쪽부터), 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나경원 의원이 박수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가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논란 관련 사과 검토 요청 연락을 묵살한 사건이 전당대회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나경원, 원희룡, 윤상현(이상 가나다순) 의원은 한 후보의 결정적인 판단 미스 탓에 총선에서 졌다며 한 후보의 사과를 요구했다.

여러명의 친윤석열계 핵심 여권 인사들은 5일 일제히 김 여사가 지난 1월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사과와 관련해 여러 메시지를 보내는 등 연락을 했으나 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한 친윤 인사는 “김 여사가 지난 1월 한 전 위원장에게 5차례 문자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이 없었다. 전화도 여러차례 했는데 안 받았다”고 말했다. 다른 여권 관계자도 “김 여사가 혼자 고민을 하다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말하지 않고 한 전 위원장에게 국민께 사과하고 싶으니 당에서 판단해주면 따르겠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아예 무시했다”고 말했다.

김규완 시비에스(CBS) 논설위원은 지난 4일 라디오 방송에서 김 여사가 한 전 위원장에게 “최근 저의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부담을 드려 송구하다. 몇번이나 국민께 사과하려고 했지만 대통령 후보 시절 사과를 했다가 외려 지지율이 떨어진 적이 있어 망설였다. 그럼에도 당에서 필요하면 대국민 사과를 포함해 어떤 처분도 달게 받아들이겠다. 사과를 하라면 하고 더한 것도 요청하면 따르겠다. 한 위원장님 뜻대로 따르겠으니 검토해달라”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으나 한 전 위원장이 반응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친윤계 인사는 “김 여사가 언급한 ‘더한 것도 요청하시면’이라는 말은 수사까지도 받을 수 있다는 뜻이었는데 답을 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 후보는 5일 “집권당의 비대위원장과 영부인이 사적인 방식으로 공적이고 정무적인 논의를 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며 “총선 기간 대통령실과 공적 통로를 통해 소통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방송(KBS) 인터뷰에서 “문자 내용이 재구성 됐다. 실제 내용은 김여사가 사과하기 어려운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취지였다”고 말했다. 와이티엔(YTN)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김 여사가) 제 허락을 받고 사과를 할 문제는 전혀 아니지 않으냐”며 “전대를 앞두고 제게 타격을 입히고 선동하려는 목적이라고 밖에 해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는 일제히 한 후보를 비판하며 사과를 요구했다. 원 후보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정 경선 서약식 뒤 “영부인의 사과 의사를 묵살해 변곡점을 만들 수 있는 결정적인 시기를 놓침으로써 선거를 망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나 후보도 “총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독단적으로 판단했다. 정치적으로 미숙한 판단을 했고 이제라도 사과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검사장 시절에는 검찰총장의 부인이던 김 여사와 332차례 카카오톡을 주고받은 것이 세간의 화제가 된 것을 생각하면 다소 난데없는 태세전환”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김건희 여사의 문자가 알려진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 출신인 천하람 개혁신당 의원은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서 “이걸 공개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 김건희 여사 아니면 한동훈 전 위원장일 텐데 김 여사 쪽에서 했다고 생각한다”며 “이건 김건희 여사의 전당대회 개입”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과거 한 후보와의 친분을 고려하더라도 당시 여당 비대위원장에게 사과 요청을 한 것이나, 대통령실을 통해 사과를 할 수 있었음에도 이뤄지지 않은 점도 의아한 대목이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한국방송(KBS) 대담 때 “매정하게 끊지 못한 것이 문제”라며 사과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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