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인턴·레지던트) 이탈 영향으로 국립대병원 10곳의 의료 수익이 지난해에 견줘 1조원 이상 줄었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이 국립대병원협회(협회)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2∼5월 10개 국립대병원 의료 수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약 1조2600억원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 액수는 협회가 각 국립대병원에 요청해 받은 매출 감소액을 더한 것이다. 국립대병원협회 관계자는 “전체 의사에서 전공의 비중이 큰 국립대병원은 (전공의 이탈 이후) 진료량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병원 매출도 감소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10개 국립대병원이 보유한 현금은 5월 말 기준 약 1420억7000만원으로, 병원이 설정한 적정 보유액(3999억원) 대비 35.5%에 그쳤다. 적정 보유액은 병원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자금 규모로, 국립대병원들은 인건비 등에 대비해 월평균 지출액의 60%는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본다. 병원들이 운영 자금으로 쓰기 위해 마련한 차입금도 절반가량 이미 썼다. 5월 말 기준 차입 자금 7615억원 가운데 3824억5000만원(50.2%)을 소진했다. 병원들은 이르면 7월, 늦어도 9∼11월에는 차입한 운영 자금 대부분을 사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경영난 해소를 위해 3∼4월 의료 수입이 급감한 수련병원에 건강보험 급여를 우선 지급하기로 했다. 다만 우선 지급 규모는 지난해 같은 달 받았던 건강보험 급여의 30%다. 한지아 의원은 “국립대병원들이 무급휴가와 병상 축소 운영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얼마 안 가 인건비조차 지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건강보험 선지급 비율 상향 등 지원책을 빨리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