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에게 그 많은 숫자를 외우라고 주다니…가족 결론은 “완주”

입력
수정2024.07.01. 오후 3:12
기사원문
박병수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바이든 대선 후보 사퇴론 격랑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각) 뉴욕 웨스트햄턴 비치의 공항에서 부인 질 바이든과 함께 전용 헬기에서 내려 전용 항공기로 갈아타고 있다.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민주당 대선 후보 사퇴론이 가라앉지 않는 가운데 바이든 대통령의 가족들이 대선 완주를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각) 대통령 휴양지인 캠프 데이비드에 부인 질 바이든과 아들·딸, 손주 등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이 자리에서 가족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지난 2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대선 후보 토론 참패에도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가자는 의견을 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측근에 따르면, 이들 가족도 바이든 대통령이 후보 토론에서 얼마나 크게 잘못했는지 잘 알지만, 앞으로 남은 유세기간에 바이든 대통령이 4년 더 국정운영을 맡을 능력이 있다는 점을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특히 아들 헌터는 대선 완주를 가장 강력히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가족들도 각자 바이든 대통령을 도울 수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으며, 손주 한 명은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들과의 소통을 늘려 대선 캠프 일에 좀 더 관여하는 방안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사퇴 압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 시엔엔(CNN) 등 미국의 주요 언론은 30일에도 바이든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친구이자 오랜 지지자인 소설가 제이 파리니는 시엔엔에 출연해 “당신은 진정성 있는 사람”이라며 “나라와 당을 위해 반드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선거를 치르는 연방 하원 및 상원 민주당 출마자들도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으며 조심스럽게 바이든 대통령과 거리두기를 시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이 보도했다.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여론이 악화하고 있다. 시비에스(CBS)가 28~29일 조사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이 대선 후보로 뛰어야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민주당 지지자들은 지난 2월 64%에서 54%로 줄어들었다. ‘바이든이 대통령직을 수행할 정신적·인지적 능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는 응답이 35%에서 27%로 감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후보 토론 준비팀을 겨냥한 비난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 고액 기부자인 존 모건은 소셜미디어에 이번 후보토론 준비팀장을 맡은 론 클레인 전 백악관실장 등을 겨냥해 “바이든이 오랫동안 이들의 가치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입력받았다”며 “이들은 당장 떠날 필요가 있다. 정치적 과오였다”고 적었다. 바이든의 가족들도 이들 준비팀이 왜 바이든 대통령에게 그렇게 많은 통계 숫자를 들이밀었는지 의아해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그러나 민주당 지도부에선 바이든 대통령 흔들기가 트럼프 전 대통령 도와주기가 될 수 있다며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더 고령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은 엠에스엔비시(MSNBC)에 출연해 “나는 바이든-해리스 짝을 지지한다”며 “조 바이든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조지아주)은 엔비시(NBC)에서 “마음을 졸이며 후보 토론을 보지 않았다면 민주당원이 아닐 것”이라면서도 “조 바이든은 90분이 아니라 지난 4년 동안 자신의 기개를 보여준 사람”이라고 옹호했다. 메릴랜드 주지사 웨스 무어는 바이든의 나이가 유권자의 우려 사항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역사적으로 낮은 실업률을 보라, 그런 실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변호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대선 캠프는 후보토론 이후 선거자금으로 3300만 달러(약 455억원)를 모금했으며, 그중 2600만 달러(359억원)가 일반 대중의 기부였다고 30일 밝혔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세계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