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개월째 이어지는 내전…수단 국민 절반 ‘심각한 식량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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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6.28. 오후 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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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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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정부군-신속지원군 모두 식량 무기로 민간인 굶겨”
수단의 신속지원군(RSF) 병력이 22일 서나일 지역에서 부족행사에 참여한 최고 지휘관인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의 경호를 위해 배치되어 있다. AP 연합뉴스

14개월 넘게 내전이 이어지는 수단에서 인구 절반 이상이 ‘심각한 식량 불안’을 겪고 있다는 유엔 조사가 나왔다.

유엔의 기아 감시 시스템인 통합식량안보단계(IPC)는 27일(현지시각) 보고서를 내어 수단 인구 4935만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약 2560만명이 높은 수준의 식량 불안에 시달린다고 밝혔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들 가운데 인구의 5분의 1에 해당하는 850만명은 식량 위기 5단계 중 4단계인 ‘비상’ 상태인 것으로 분류되며 75만5천명은 가장 심각한 ‘재앙·굶주림’ 단계를 겪고 있다. 통합식량안보단계는 식량 위기의 심각성을 ‘정상(None/Minimal)-경고(Stressed)-위기(Crisis)-비상(Emergency)-재앙·굶주림(Catastrophe/Famine)’ 등 5단계로 분류한다. 통합식량안보단계가 최고 등급인 재앙·굶주림을 선언한 건 지금까지 2011년 소말리아 일부와 2017년 남수단 일부 지역 등 두 번 뿐이었다.

통합식량안보단계는 보고서에서 “내전으로 많은 이재민이 발생하고 식량 공급 경로가 끊겼을 뿐만 아니라 필수적인 인도적 지원도 제한돼 이미 심각한 상황이 더 악화했다”고 설명했다. 인도지원단체 플랜 인터내셔널의 모하메드 카질바시는 “사람이 만들어낸 재앙으로 미리 막을 수 있는 것"이라며 “800만명이 넘는 사람이 식량 위기를 겪고 있다는 사실은 양심상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수단의 식량 사정은 정권을 놓고 다투는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이 모두 구호단체의 활동가를 공격하고 구호품을 약탈하면서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 관계자들은 “정부군과 신속지원군(RSF) 모두 식량을 무기로 사용해 민간인을 굶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수단은 지난해 4월15일 정부군과 신속지원군이 권력투쟁에 나서면서 유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전국 곳곳에서 몇만 명이 숨지고 900만명 넘는 피란민이 발생했다. 이 가운데 200만명 이상이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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