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경북도에 따르면 경주 APEC 정상회의 주 회의장으로 사용될 경주화백컨벤션센터(HICO) 반경 3㎞ 이내 숙박시설이 103곳·4463실이 있다. 10㎞ 이내에는 1333곳·1만3265실이 갖춰져 있다. 이는 APEC 정상회의에 참여하는 21개국 수행단을 수용하기에는 충분한 규모다.
하지만 문제는 프레지덴셜 로얄 스위트(PRS)급 숙박시설 부족이다. PRS는 스위트룸 중에서도 국빈이 머무는 최고급 객실로 침실, 거실 겸 응접실, 회의 공간, 수행원 숙소를 갖추고 있다.
이날 회의에는 김지준 외교부 APEC준비기획단 실장,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 정경민 경북도의원을 비롯해 건축·디자인 관련 전문가와 주요 11개 숙박시설 대표가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경주 APEC 정상회의에 21개 회원국과 3~4곳의 초청국 정상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총 25개의 PRS 객실 조성을 목표로 정했다. 현재 경주의 PRS 객실은 14개 수준이다.
또 숙박시설의 확보와 배정, 정산 등 효율적 운영을 위해 숙박사업단을 구성하고 특급호텔과의 업무 제휴를 통한 호텔 서비스 수준 향상, 종사자 대상 친절 교육, 숙박시설별 안내 데스크 운영 등 세부적인 숙박시설 운영 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특히 코모도호텔은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이 집무실로 사용했던 스위트룸을, 라한셀렉트호텔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쓰던 스위트라운지를 리모델링해 PRS 객실로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벤치마킹을 위해 지난 8월 28일 서울 롯데·신라호텔을 답사하기도 했다. 롯데호텔 이그제큐티브 타워 로열 스위트는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022년 한국을 방문해 묵었던 곳이다. 신라호텔은 세계적인 VIP가 방한하면 자주 찾는 호텔 중 한 곳으로 지미 카터, 조지 H.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머물렀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경북도와 경주시는 ‘2025 APEC 정상회의 개최 지원 조례’를 제정해 민간 분야 지원을 확대했다. 지난달에는 국회 차원에서도 ‘2025 경주 APEC 정상회의 지원 특별법’이 통과돼 민간 부문에 대한 재정 지원의 제도적 근거를 마련해 향후 숙박 인프라 확충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경주의 첫 인상을 심어 주는 중요한 장소인 만큼 단순한 숙박시설을 넘어 천년고도 경주의 문화 정체성과 한국적인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