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내리고 피자 굽는 점원에 깜짝…관광객 몰린 편의점, 왜

입력
수정2024.08.22. 오전 5:01
기사원문
김경미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GS25 그라운드블루49점에서 로봇이 구운 피자를 운반하고 있다. 사진 GS리테일
서울 종로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안녕인사동’에 공상과학(SF) 영화를 연상케 하는 특이한 인테리어의 편의점이 생겼다. 21일 문을 연 GS25 그라운드블루49점이다. 푸른색 장식과 조명이 설치된 입구에 들어서면 커피, 아이스크림, 피자 판매 부스가 나란히 들어서 있다.

음식을 만드는 건 모두 로봇. 키오스크에서 카페라테를 주문하자 로봇팔이 커피를 내리고 우유 거품으로 열심히 백조를 그렸다. 피자 가게 로봇은 냉동 피자를 잘라 철판에 구워낸 뒤 금세 종이상자에 담아 내놓았다. 로봇이 가득한 부스를 지나면 다양한 라면이 진열된 ‘K누들 챌린지 스테이션’이 나온다. 국산 라면을 맵기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하고 한국어·영어·중국어·일어로 표기한 안내판을 붙였다. 김천주 GS리테일 편의점 지원부문장은 이 점포에 대해 “최첨단 유통 기술(리테일 테크)부터 K푸드까지 다양한 서비스와 체험 요소를 한 공간에서 만나볼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국내 편의점들이 K푸드와 미래기술을 무기로 진화하며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로봇 점원들이 배치돼 해외 편의점엔 없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가 하면 김·라면·바나나맛우유 등 외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한국의 먹거리를 한데 모아 소개하는 방식이다. 편의점 업계는 특화 매장을 확산해 외국인뿐만 아니라 MZ세대 고객을 끌어 모으겠다는 계획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 위치한 GS25 스마트 기술 체험형 매장 그라운드블루49점에 피자 로봇이 설치돼 있다. 연합뉴스
신기술로 무장한 편의점
이날 개점한 GS25 그라운드블루49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많은 호텔 건물 내에 위치해 있다. GS리테일의 또다른 자회사인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호텔로 투숙객 중 절반 이상이 관광객이다. GS리테일은 외국인 관광객 구매 데이터에 기반해 그라운드블루49을 구성하고 판매 품목을 정리했다.

매장에 설치한 피자·커피·아이스크림·사진·솜사탕 기계는 그 자체로 볼거리 상품이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이 공간은 회사가 개발하는 리테일테크 상용화를 위한 테스트베드(실험장) 역할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관광 명소로도 인기
서울 마포구 CU 홍대상상점에 마련된 '라면 라이브러리'에서 관광객과 시민들이 라면을 먹고 있다. 뉴스1

최근 편의점 업계는 개성있고 트렌디한 특화 매장을 경쟁적으로 열고 있다. CU 운영사인 BGF리테일은 지난해 말부터 서울 마포 홍대 인근과 잠실선착장, 인천공항, 제주신화월드 등에 CU 라면 라이브러리를 열었다. 1호인 CU 홍대점은 개점 후 8개월 동안 하루 평균 약 500개의 라면을 판매했다. 국내외 인기 라면 230여 종을 진열하고 즉석 조리기와 컵라면 모양 시식대를 구비해 볼거리와 먹을거리, 재미를 더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라면 라이브러리 1호점에선 라면 매출의 68%가 외국인 고객을 통해 나온다”며 “해외 방송국과 인플루언서들이 소개할 정도로 유명한 관광 명소가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라면 특화 편의점을 전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외국인 관광객 수요에 대비해 전 점포에 여권스캐너를 구비했다. 1만5000원 이상 구매 시 여권 스캔만으로 즉시 세금 환급을 받을 수 있다. 지난 5월 롯데그룹 관계사(이동의즐거움)가 외국인 전용으로 출시한 쇼핑 할인 교통카드도 독점 판매하고 있다.

K뷰티·K편의점, 필수 관광코스로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선 편의점에서 K푸드를 먹고, 올리브영에서 K뷰티 상품을 구매하는 게 필수 코스로 자리잡았다. CJ올리브영은 오는 23일 서울 명동에 7번째 매장을 연다. 명동에 있는 올리브영 매장 6곳의 올 상반기 외국인 매출이 전년보다 168% 증가하는 등 관광객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서다. 새로 여는 올리브영 명동역점에선 제품 구매 후 면세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라운지를 설치하고 K팝·K푸드 판매 공간도 낼 예정이다. CJ올리브영은 내년 1월까지 인천공항에서 명동까지 하루 3번 편도로 운행하는 무료 버스 ‘올영 익스프레스’도 운영한다.

한국관광공사는 홈페이지에서 ‘K편의점 쇼핑 공략법’을 영어·일본어·중국어로 소개하는 한편 다음달부터 한국행 항공권을 구매한 외국인들에게 아이돌 헤어·메이크업 체험권 등을 제공하는 ‘코리아 버킷리스트’ 행사를 개최한다. 코리아세븐 관계자는 “늘어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겨냥한 상품 구비에 신경 쓰고 있다”며 “빠르게 바뀌는 소비 트렌드를 누가 더 잘 충족할 것인가를 두고 편의점 업계가 경쟁 중”이라고 설명했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