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가 지속되면서 노후 전력기기 교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변압기는 통상 발전소에서 만들어 낸 전기를 각 가정이나 공장 등에 송전하기 위해 전압을 낮추거나 높이는 역할을 한다. 변압기는 30년에 한 번 교체하는데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교체 시기가 도래하면서 수요대비 공급이 크게 부족한 수퍼 사이클이 도래했다.
가장 큰 시장은 미국이다. 25년 넘은 변압기와 송전선 비중이 전체의 70% 이상이다. 대부분 1960년~70년대에 지어져 노후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최근엔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AI(인공지능) 열풍이 불면서 데이터 센터 증설이 이어지자 한국산 변압기 수요가 크게 늘었다. 여기에 미국이 미중 갈등 속에서 국가 안보를 이유로 자국 전력망에서 중국산 장비 사용을 금지하고 있어 한국의 변압기 업체들이 북미 시장에서 반사 이익을 누리는 측면도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올해 초 미국 최대 전력회사 아메리칸일렉트릭파워(AEP)와 배전용 패드 변압기 3500대, 1062억원의 공급 계약을 맺었다. 배전 변압기 단일 수주로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효성중공업 역시 지난달 노르웨이 국영 송전청 '스타트넷'(Statnett)에 총 3300억원 규모의 초고압 변압기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LS일렉트릭은 북미와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변압기 수주에 성공하며 2026년 물량까지 수주를 완료했다.
LS일렉트릭은 최근 부산에 위치한 초고압변압기 공장 증설 계획을 수정해, 투자 규모를 당초 803억원에서 1008억원으로 늘렸다. 생산능력이 당초 2.2배에서 3.3배로 늘어난다. 효성중공업도 신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미국서 인수한 미국 멤피스 생산 기지 증설을 끝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