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증권가와 두산에 따르면, 두산밥캣 IR팀은 지난 11일 외국 기관의 애널리스트 등에게 합병 관련 설명회 초청 이메일을 보냈다. 두산밥캣은 이메일에서 “오늘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 교환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두산로보틱스와 공동 컨퍼런스 콜(설명회)을 진행할 예정임을 알려드린다”고 전했다. 대상은 북미·유럽 기관 투자자였다. 설명회는 12일 줌 미팅으로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설명회에는 박성철(스캇성철박) 두산밥캣 대표와 류정훈 두산로보틱스 대표 등 두 회사의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보안책임자(CSO) 등도 참석했다.
설명회 참석자에 따르면, 참석자 대부분은 미국 투자 기관 관계자였다고 한다.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는 참석자들에게 두 회사를 합병하게 된 이유와 효과 등을 설명했다. 앞서 11일 두산그룹은 사업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클린 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첨단소재 3대 축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이에 맞춰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를 합치는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밥캣이 외국 기관을 상대로 따로 합병 관련 설명회를 연 것은 외국 기관이 두산밥캣 주주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두산 등에 따르면, 두산밥캣 주주 구성은 두산에너빌리티 46%, 기관을 포함한 외국인이 42%다. 일반 소액주주 비중은 2%다. 주주총회에서 합병을 승인받기 위해서는 사전에 외국 주주 설득이 필수적인 것이다. 주총의 합병안 통과 요건은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총수 3분의 1 이상 찬성이다. 주총은 오는 9월 25일 열린다.
두산그룹은 연내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 자회사로 편입한 뒤 내년 상반기 두 회사를 한 개 회사로 합병할 계획이다. 또 두산에너빌리티를 기존 법인과, 두산밥캣을 소유하고 있는 신설법인으로 나눈 뒤 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에 합병시키는 안도 발표했다.
두산밥캣은 대신 기존 자사주와 합병 반대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으로 취득하게 될 자사주까지 소각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자사주 소각은 주주들의 지분율을 올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이런 결정은 주주들의 반발을 달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지난 15일 주요사항보고서 공시를 통해 “기보유 자기주식 15만6957주의 소각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로 취득하는 자기주식도 신주를 배정하지 않고, (두산로보틱스와) 주식교환일 이전에 해당 자기주식을 임의소각할 예정”이라고 했다. 주식매수청구권은 합병을 비롯해 기업 구조변경 등에 반대하는 주주에게 인정되는 권리로 회사에 일정 가격으로 주식 매수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다. 자사주 소각 여부는 오는 9월 주총에서 투표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