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이었는데, 갑자기 숲속됐다"…서울 한복판 명소 뜬 이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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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20. 오전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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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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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60억원 투자해 남산자락숲길 개통
하루 3000명씩 몰리며 명소로 자리매김
‘도심이었는데, 갑자기 숲속입니다.’

지난 4월 개통한 서울 중구 남산자락숲길이 인기다. 도심 한복판에서 자연을 느낄 수 있는 명소로 입소문이 나면서다. 19일 서울 중구에 따르면 최근 남산자락숲길 방문객은 하루 평균 3000명 이상이라고 한다. 중구는 무학봉 근린공원에서 금호산·매봉산 거쳐 남산까지 이르는 구간(5.52㎞) 중 4.41㎞ 구간을 먼저 개통했다. 나머지 버티고개 생태육교에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구간(1.11㎞)은 올해 말 완공될 예정이다. 길을 내는 데에는 60억원정도가 들었다.

남산자락숲길을 걷고 있는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맨 앞)과 시민들. 자락숲길 인근은 조선시대 임금이 매사냥을 즐기던 곳이라고 한다. 사진 서울 중구
조선 시대 임금 매사냥 터로 유명
남산자락숲길. 사진 서울 중구
인기의 비결은 분명 산속인데, 걷기 편하다는 점이다. 중구 측은 이 길을 무장애 길로 만들어 유모차와 휠체어도 부담없이 이용 가능하도록 했다. 뛰어난 풍광도 자랑거리다. 자락숲길 일대는 과거 조선시대 임금들이 매사냥을 즐기던 곳이라고 한다. 실제 길을 잠시 걷다보면 곧바로 울창한 숲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느낌이 든다. 과거 남산 일대는 호랑이가 나올 정도로 울창했다고 한다. 중종실록에는 남산에 호랑이가 출몰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참고로 서울시에 따르면 조선왕조실록에서 남산 호랑이에 대한 기록은 1865년(고종 2년)이 마지막이라고 한다.

자락숲길 중간중간에는 전망대와 맨발 황톳길 등이 설치돼 있다. 전망대에선 서울 시내는 물론 인왕산과 북한산 등 풍경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코스에는 ‘신박한 이동수단’으로 이름을 떨친 대현산 배수지공원 모노레일을 지나는 구간도 있다. 신당현대아파트부터 대현산배수지공원까지 110m 선로 위를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왕복하는 모노레일은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인근 어린이집도 반사이익
남산자락숲길을 걷고 있는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맨앞 오른쪽)과 시민들. 자락숲길 인근은 조선시대 임금들이 매사냥을 즐기던 곳이라고 한다. 사진 서울 중구
남산자락숲길에서는 인근 성동구와 용산구 주민은 물론 외국인 관광객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평일 직장인 방문객도 꾸준히 늘고 있다. 숲길을 벗어나면 도심과 바로 이어지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힙당동(힙 신당동)’이나 ‘힙지로(힙 을지로)’ 등과도 바로 이어진다.

자락숲길이 인기를 얻으면서 인근에 있는 ‘남산숲어린이집’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중구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은 자연 텃밭과 놀이 공간 등 자연 학습장을 갖춘 곳으로 소문이 나면서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등록해야 입소가 가능할 정도로 대기자가 몰리는 상황이라고 한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남산자락숲길은 바쁜 일상을 살다가도 단 10분만 걸어들어오면 자연의 품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라며 "중구를 도심과 숲이 공존하는 곳으로 꾸준히 가꿔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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