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홍수경보 12곳…오산·평택시 "주민 대피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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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18. 오후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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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경기 지역을 중심으로 집중호우가 계속되는 가운데 하천 12곳에 홍수 특보가 발령됐다. 오산천 탑동대교 수위(4.96m)가 대홍수경보 수준을 넘어서는 등 경기 오산·평택에선 주민 대피 명령이 내려졌다.
경기남부 지역에 호우 특보가 내려진 18일 경기 오산시 갈곶리삼거리 도로가 침수돼 차량들이 서행하고 있다. 뉴스1
18일 한강홍수통제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30분 기준 서울·경기 지역 내 홍수 특보가 내려진 하천은 12개 곳이다. 경기 오산천, 평택시 진위천, 동두천 신천과 파주 문산천은 홍수주의보에서 ‘홍수경보’로 격상됐고, 서울 도림천과 목감천, 경기 고양 공릉천, 파주시 임진강·한탄강·포천천·차탄천·조종천에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됐다.
경기 오산시는 이날 오전 9시20분쯤 안전재난문자를 통해 "오산천 인근 궐동 주민은 매홀초등학교 대피소로 대피하기 바란다"며 "오색시장 일대 주민은 오산고등학교로 대피 및 차량 이동하라"고 안내했다. 뉴스1
특히 일부 오산시 주민들은 오전 9시 20분쯤 대피 명령을 받았다. 탑동대교 인근 오산천이 범람하면서 둔치에 주차했던 차들이 물에 떠내려가거나, 인근 공원의 나무들이 물에 잠겨 기둥이 보이지 않기도 했다. 갈곶리삼거리 등 도로 곳곳이 침수돼 버스와 승용차가 물살을 가르며 운전하기도 했다. 시는 안전재난문자를 통해 “오산천 인근 궐동 주민은 매홀초등학교 대피소로 대피하기 바란다”며 “오색시장 일대 주민은 오산고등학교로 대피 및 차량 이동하라”고 안내했다. 평택시도 오전 10시 53분쯤 “통복천 범람 위험이 있으니 저지대 주민들은 즉시 대피하라”고 안내했다.

서울 잠수교에선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수위가 5.19m로 인도가 통제되는 수위 5.5m를 넘지 않았지만, 보행자 통행이 중단됐다.
18일 새벽 경기도 동두천시에서 나무가 차량 위로 쓰러져 있다. 사진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제공
비 피해 관련 신고도 이어졌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2시 50분쯤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의 한 다세대주택 2층에 침수 신고가, 오전 8시 39분쯤 관악구 봉천동에서는 “반지하에 물이 차 못 나가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오전 4시 9분쯤 강남구 압구정고 정문 인근에서는 나무가 쓰러졌고, 오전 4시 55분쯤 연희동 궁동산 둘레길에서도 소나무가 쓰러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시민들은 이날 새벽부터 안전안내 문자를 연이어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오전 7시 20분 호우 경보를 내리면서 “하천 주변, 계곡, 급경사지, 농수로 등 위험 지역에는 가지 말고 대피 권고를 받으면 즉시 대피하라”고 했고, 산림청은 “많은 비가 내려 산사태 위험이 높다. 산과 인접한 주택에 머무르지 말고, 산과 떨어진 안전한 친인척 집이나 마을회관으로 대피하라”고 강조했다.
신재민 기자
북한 황강댐 새벽에 통보 없이 방류
집중호우 속에 북한이 18일 새벽에 임진강 상류 황강댐에서 사전에 통보 없이 물을 방류하기 시작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촬영된 위성영상에서 이날 오전 3시쯤 댐 하류 하천 폭이 넓어진 것이 확인돼 방류 징후가 포착됐다. 환경부는 현재까지 방류량은 많지 않은 것으로 추정했다. 황강댐에서 1초에 500t씩 물을 내보내면 물이 필승교에 도달하는 데 9시간 정도 걸린다.
남측에서 임진강 최북단 수위관측지점인 남방한계선에 있는 필승교 수위는 18일 오전 6시 20분 기준 2.88m로 24시간 전인 17일 같은 시각(0.47m)에 비해 약 2.4m 올랐다.

환경부는 집중호우가 내릴 땐 하루 최대 3회 위성영상으로 황강댐 등 남북 공유하천 상류 댐 방류 여부를 감시한다. 방류를 확인한 직후 군과 지방자치단체에 상황을 공유하고 비상대응체계를 가동했다. 주민 안전을 위한 경보방송과 순찰도 하고 있다.

북한은 앞서 지난 9일 황강댐 방류 시에도 사전 통보하지 않았다. 남측 임진강 상류의 군남댐 준공(2011년 6월) 전인 2009년 9월 6일 황강댐 무단 방류로 연천 임진강변에서 야영객 6명이 숨졌다. 군남댐 준공 이후에도 연천과 파주 임진강 일대에서 주택·농경지 침수, 어선 및 어구 유실 등의 피해가 이어졌다. 북한은 2010년 두 차례, 2013년 한 차례 방류에 앞서 통보했으나 그 이후로는 우리 정부의 반복된 요구에도 통보하지 않고 있다.
경기북부 지역에 호우 특보가 내려진 18일 경기 양주시 백석읍 기산리에서 산사태로 옹벽이 무너지며 주택을 덮쳐 소방대원이 복구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북부소방재난본부
산사태도 비상이다. 18일 오전 10시 기준 산림청 산사태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날부터 현재까지 경기지역 22개 시군에 산사태 예보가 내려졌다. 16일 0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누적 강수량이 577.6㎜를 기록한 파주와 각각 472.0㎜, 405.0㎜로 집계된 연천, 동두천에는 산사태 경보가 발령됐다. 이들 지역 외에도 포천, 양주, 김포, 가평, 평택, 이천 등 모두 9곳에 산사태 경보가 내려진 상황이다. 산사태 주의보는 남양주, 하남, 구리, 의정부, 안산, 고양, 양평, 용인, 안성, 오산, 여주, 광주, 화성 등 13개 시군에 발령돼 있다.

18일 오전 2시 25분께 경기 양주시 백석읍에서 산사태로 옹벽이 무너져 주택을 덮쳤다.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으나 주택 일부가 무너지면서 이재민 2명이 발생해 대피했다. 해당 옹벽은 인근 공장에서 옹벽용으로 시멘트 블록을 쌓아놓은 것으로 확인됐으며, 관계 당국은 정확한 피해 규모를 파악 중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전 0시부터 이날 오전 2시까지 양주 백석읍 지역에는 271㎜의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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