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가 두 차례의 안내방송을 내보내자 주민들은 옥상과 마을 뒷산 등으로 대피했다. 대부분 고령으로 대피한 주민은 30여 명에 달했다. 주민들이 대피하기 시작한 직후 마을 앞쪽에서는 “첨벙~ 쿠쿵~” 하는 소리와 함께 거세한 물줄기가 마을로 쏟아지기 시작했다. 제방이 무너진 순간이었다. 김씨가 대피방송을 한 지 불과 20여 분 뒤 일이었다.
정맹이마을에 사는 주민 최모(64)씨는 “제방이 무너지면서 손쓸 틈도 없이 주민들이 고립됐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마을 주민인 목원대 권선필 교수도 집에 있던 보트를 활용해 어르신과 반려견을 구조했다고 한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 마을 이장님(통장)의 대피방송으로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호우와 태풍 등에 따른 인명 피해가 나지 않도록 경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