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이 매일 아침 보도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 하루를 기록하는 '총리 동정'에서 요즘 가장 자주 등장하는 정치인은 아소 다로(麻生太郎·83) 전 총리입니다. 특히 지난달 18일엔 한 일본요리점에서 2시간 반을, 25일엔 철판구이집에서 약 3시간에 걸쳐 ‘단둘이’ 기시다 총리와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이렇게 빈번히 만나고, 자주 저녁을 함께하는 것만 봐도 기시다 총리가 아소 전 총리를 얼마나 신경 쓰는지를 짐작해볼 수 있는데요. 한국에선 ‘망언제조기’로 불리기도 하는 아소 전 총리가 '킹메이커'로 불릴 수 있는 정치 생명력 비밀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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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그가 총리가 된 것은 2008년의 일입니다. 무려 4번의 도전 끝에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승리해 그토록 바라던 수상 자리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리먼 쇼크(미국 리먼 브러더스의 파산 신청으로 시작된 세계 금융 위기)’ 대응에 쫓기면서 지지율은 내리막길을 탔습니다. 이듬해인 2009년 중의원 임기가 임박한 가운데, 쫓기듯 중의원 해산을 하게 됩니다. 결과는 참패. 그는 오랜 자민당 집권 역사 속에서 두 번 째로 야당에 정권을 내준 총리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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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소 전 총리는 ‘망언 제조기’ 이미지가 강하기도 합니다. 예컨대 “(김정은을 태운)볼품 없는 비행기가 도중에 떨어진다면 말할 거리도 안 된다(2018년)”라거나 “성희롱죄란 죄는 없다(2018년)” 같은 말로 구설에 올랐습니다. 코로나19 때는 “일본은 경제력이 없다.경제력 있는 한국과 같은 취급을 하지 말라”는 말을 하면서 또 언론의 집중을 받았지요. 올들어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올해 1월, 가미카와 요코(上川陽子) 외상에 대해 발언을 했다가 말을 주워 담기도 했습니다. “그리 예쁜 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지만”이라거나 “이 아줌마 좀 하네” 같은 말을 하면서 설화에 오른 것이지요. 기자회견에서도 그다지 친분이 없는 기자에게 “모르는 거냐”고 역질문해 곤란하게 한 경우도 많았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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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닙니다. 주변을 잘 챙기는 것으로 정계는 물론 '가스미가세키(霞が関· 일본 정부 주요 관청이 몰려있는 지명)’ 관료 사이에서도 유명하기도 합니다. 2005에서 2007년까지 외상을 지냈는데, 당시 해외 출장을 가면 관료들을 술자리에 초대해 격려하고, 실무진들에게 정책을 맡기면서도 책임은 자신이 지는 리더십을 보이면서 외무성 관료들에게 호평받기도 했습니다. 말하자면 ‘비주류’ 시절부터 의리를 기반으로 인맥을 쌓으면서 중진이 되고,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현재의 아소 전 총리를 만들었다는 얘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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