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주민, 치킨 4분 안에 받자 "오래 살고 볼일"…놀래킨 배달원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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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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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충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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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배송한 치킨과 햄버거
지난 3일 오후 5시쯤 비양도에 착륙한 드론. 제주도
지난 3일 오후 5시 제주도 부속 섬인 비양도 포구에 드론이 착륙했다. 육각형 모양인 이 드론은 프로펠러 6개로 작동했다. 크기는 가로·세로 각각 1.25m로 대형 드론에 속한다. 드론에는 주민이 주문한 치킨과 버거 등이 실려 있었다. 드론이 착륙하자 섬 주민 20여 명이 모여들었다. 주민들은 주문한 치킨 등을 들고 집으로 향했다. 지금까지 이 섬에서 치킨을 먹으려면 배를 타고 제주로 가거나 직접 요리를 해야 했다.

제주-비양도 하늘 6번 왕복
지난 3일 제주의 부속섬 비양도에 투입된 1.25m 너비의 드론. 제주도
제주도가 비양도·마라도·가파도 등 제주 부속 섬에 드론으로 물품을 배송한다. 비양도에는 지난 3일 시작했고, 조만간 가파도와 마라도 등에도 도입한다. 인구는 비양도 160명, 마라도 90명, 가파도 220명 등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는 2019년 국내 첫 드론 실증도시 공모에 선정돼 국비 39억 원을 받아 드론 사업을 추진 중이다. 올해는 부속 섬 물품 배송 사업과 도심항공교통(UAM) 노선 기상환경 분석 등에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이날 드론은 배달을 위해 6차례 비양도 하늘을 왕복했다. 치킨 8마리, 햄버거 8개가 배달됐다. 1회 비행 시 치킨 2마리 혹은 버거 4개가 실렸다. 비양도 드론은 물품을 3kg 정도 싣고 25분을 날 수 있다. 제주시 한림읍 금능리에서 출발한 드론이 비양도까지 도착하는 비행시간은 3분 30초쯤 걸린다. 또 드론은 물품을 실으면 자동으로 정해진 장소에 도착하기 때문에 조종 장치가 필요하지 않은 점도 장점이다. 비양도 주민들은 “오래 살다 보니 이런 신기한 일을 겪는다” “좋은 세상 오래 살아야겠다” “다음에 손주들 오면 치킨을 꼭 시켜 먹고 싶다”고 했다.

7월 한달 주민·관광객 무료 이용 가능
지난 3일 오후 5시쯤 드론이 배송한 치킨을 맛보고 있는 비양도 주민들. 제주도
비양도는 매주 목·금요일, 가파도와 마라도는 매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드론 서비스 이용이 가능하다. 선박이 운항하지 않는 물류 취약 시간대인 오후 4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주민 또는 관광객이 금능리와 상모리에 설치된 드론 배송 콜 센터에 전화하거나 어플을 통해 신청하면 된다. 이렇게 신청하면 어플 등에 가입된 치킨집 등과 연결된다. 드론 업체는 물품을 배송해준다. 비양도에서는 금능리 내 치킨·피자·버거·편의점·마트 등 10개 가맹점에서 주문할 수 있다. 마라도는 상모리 내 치킨집·마트 등 4개 가맹점에서 물품을 주문할 수 있다. 가파도는 최대 15kg까지 배송할 수 있다.

드론 배송 비용은 7월 한 달간 무료다. 다음 달부터 주민은 3000원을 내야 한다. 주민은 향후 추가 할인 혜택도 검토 중이다. 다음 달부터 부과될 관광객 서비스 비용은 시장 상황을 고려해 논의 중이다. 제주도는 올해 부속 섬 드론 운송을 시범사업으로 실시한 후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수요 창출이 관건인 만큼 주민과 관광객을 대상으로 적극 홍보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019년부터 드론실증도시 선정
지난 3일 오후 5시쯤 드론이 배송한 치킨을 받고 있는 비양도 이장. 제주도
양제윤 제주도 혁신산업국장은 “드론 배송 시스템으로 제주 도서벽지 주민 생활이 한결 편해질 것 같다”라며 “도서 지역 드론 물품 배송 서비스를 지속 가능한 사업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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