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서 잡힌 '강남 마약음료' 주범 징역 23년…"죄질 극히 불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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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4.07.09. 오후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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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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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3일 이씨 일당이 실제 고교생들에게 먹인 '메가 ADHD' 상표의 음료. 사진 서울강남경찰서

대치동 학원가 마약음료 사건을 주도한 20대가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제34형사부(부장 한성진)는 마약류관리법 위반(영리목적 미성년자 마약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모(27)씨에게 9일 이같이 선고했다.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를 표적으로 삼아 마약 음료를 마시게 한 뒤 부모를 협박한 범행”이라며 “미성년자를 영리적으로 이용한 점에 있어서 비난 가능성이 크고 죄질이 극히 불량하다. 범행에 중대성과 심각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씨가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고 반성하는 점, 공갈은 미수에 그친 점 등도 양형에 고려했다고 재판부는 설명했다.

강남 마약음료 사건은 지난해 4월 3일 서울 강남구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라며 학생들에게 필로폰과 우유를 섞은 음료를 나눠준 사건이다. 경찰에 따르면 필로폰 0.1g이 함유된 100mL짜리 마약음료 100병 중 18병이 아르바이트생들에 의해 유통됐고, 학생 8명과 학부모 1명 등 9명이 총 8병을 마셨다. 이씨 일당은 이후 학부모 6명에게 “자녀가 마약을 복용했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 전화를 걸어 금품을 갈취하려 했다.

이 사건에서 이씨는 공범들에게 마약 음료 제조를 지시하는 등 범행을 설계·지휘한 혐의를 받는다. 조사에 따르면 이씨는 앞서 공동공갈 등 혐의로 수원지방법원에서 재판을 받던 중 2022년 10월 중국으로 도주했고, 중국에서 이같이 마약을 이용한 신종 보이스피싱 범행을 계획했다.

사건 직후 경찰은 인터폴 적색 수배를 내리고 중국 공안과 수사를 공조해 이씨를 추적했다. 결국 이씨는 지난해 5월 중국 지린성에서 공안에 붙잡혀 지난해 12월 국내로 강제 송환됐고 지난 1월 재판에 넘겨졌다.

먼저 구속기소된 음료 제조자 길모(27)씨는 1심에서 징역 15년을 선고받았으나, 지난 4월 2심에서 18년으로 형이 늘었다. 보이스피싱 전화중계기 관리책 김모(40)씨도 징역 8년에서 10년으로 형이 늘었다. 필로폰 공급책 박모(37)씨와 보이스피싱 조직 모집책 이모(42)씨에게는 1심과 같이 징역 10년과 7년이 각각 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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