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7일 일하던 성실한 아들, 영정사진 마땅치 않아 카톡 사진 써” 오열

입력
수정2024.07.04. 오전 12:04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지난 1일 밤 발생한 서울 시청역 앞 차량 돌진 참사로 사망한 9명 중 3명은 서울의 한 병원 주차관리 용역업체 직원으로 함께 근무하던 동료였다.

3일 경찰 등에 따르면, 주차관리 용역업체 소속으로 서울의 한 대형병원의 주차관리 직원이었던 사망자는 박모(40)·김모(38)·A(35)씨로, 퇴근 뒤 용산의 게임 관련 전시장을 갔다가 시청역 인근에서 저녁 식사를 했고 귀갓길에서 함께 참변을 당했다.

3일 A씨 등 세 사람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는 비통함이 가득했다. 이날 오전 김씨의 아버지(68)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중앙일보와 만나 “(사고 당일) 오후 6시쯤 용산에서 게임 CD를 카드로 결제했더라”며 “용산에서 만났으면 용산에서 밥 먹고 헤어지지, 왜 시청 앞에서 밥을 먹었는지…”라며 끝내 말을 잇지 못했다.

외아들인 김씨는 지난해 10월 결혼한 새신랑이다. 김씨의 아버지는 “주로 월요일마다 우리 집에 와서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고기반찬 해서 같이 저녁밥도 먹고 그랬다”며 “사고 날에도 오후 4시 30분쯤 전화해서 ‘오늘은 약속 있어서 바빠요. 내일 갈게요’라고 하더라”고 아들과의 마지막 전화 통화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엄마 기다리니까 약속 가지 말고 본가로 들어오라고 할 걸…”이라며 후회했다.

A씨 부모도 망연자실한 모습으로 빈소를 지키고 있었다. 아버지는 사고 당일 경찰이 집으로 찾아와 사망 소식을 전한 뒤부터 한숨도 못 잤고, 어머니는 이틀째 곡기를 끊었다. 30대 젊은 나이에 사고를 당한 A씨는 영정사진도 마땅치 않았다. A씨 어머니는 “아들이 생전에 카카오톡 프로필용 사진을 찍어 보냈던 사진을 영정사진으로 쓸 수밖에 없었다”며 “사진을 보면 우리를 쳐다보는 것 같고 방에서 나와 ‘엄마’하고 부를 거 같다”고 말했다.

A씨는 주차 관리 용역 직원으로 취업한 지 1년 반 만에 숨졌다. A씨 이모부는 “집안 형편이 어렵지 않은데도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 모아 스스로 등록금을 냈던 조카”라고 말했다. 10년 넘도록 주말마다 롯데월드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취업한 뒤엔 평일까지 주 7일씩 일했다고 한다.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3